유럽연합(EU)이 MP3플레이어 등 디지털 음악 재생기기의 음량을 규제하는 기준을 마련한다. 이어폰을 이용해 음악을 큰소리로 장시간 들으면 난청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각) 메글레나 쿠네바 EU 소비자업무집행위원은 음악재생기기 음량 안전기준을 이른 시일 내에 마련해 제조사들이 준수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화되는 규정의 적용 대상은 EU 지역 수출제품을 생산하는 소니, 파나소닉, 애플 등 MP3플레이어 업체다. 이들 수출기업은 제품출하시 음량을 안전한 수준으로 설정해야 한다. 이용자가 설정을 변경해 음량을 높이는 것에 대비해 고음량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현재 시판 중인 MP3플레이어의 음량 레벨은 일반적으로 80∼115데시빌(㏈) 사이지만 고성능 이어폰을 사용하면 이 음량 레벨은 9㏈ 가량 향상된다. 120㏈ 이상은 비행기가 이륙할 때 발생하는 소음과 맞먹는 수치로, 이를 장시간 이어폰을 통해 들어면 청각을 잃을 만큼 위험하다.
영국청각장애연구소에 따르면 MP3 플레이어를 이용하는 전세계 젊은이들의 3분의 2 이상이 안전 음량인 80dB보다 훨씬 높은 120dB 레벨로 음악을 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팟으로 유럽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의 경우는 EU의 이번 계획과는 별도로 프랑스가 제시한 100㏈ 규정에 맞추기 위해 최근 생산제품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한 바 있다.
EU는 이어폰을 사용해 고음량으로 매일 1시간 이상 음악을 들으면 청각을 잃을 우려가 있으며 유럽에서만 MP3플레이어 이용자의 약 5∼10%, 최대 1000만명이 이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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