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들어 세계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정보기술(IT) 업계 대표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러한 긍정론에 속속 힘을 보탰다.
그동안 다소 신중한 견해를 제시했던 업체들도 낙관론 진영에 가세하면서 IT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다.
23일(현지시각) 존 체임버스 시스코 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다”며 “미국 시장이 불황에서 탈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금융 위기 발발 초기에 ‘금융 위기가 여타 산업 분야로 확산될 것’이라고 일찌감치 우울한 경기 전망을 제시했던 대표적 인물이다. 체임버스 회장은 이같은 낙관론에 대해 “주식 시장과 시스코의 주문 물량, 고객들의 반응을 종합한 것”이라며“미 정부의 경기 부양책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루 앞서 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샌프란시스코 ‘인텔개발자포럼’에서 “전세계 PC 경기가 빠른 속도로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올해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전망은 그동안 주요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IDC 등이 ‘올해 성장세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발표한 것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오텔리니 CEO는 PC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칩 출하량도 안정됐다”며 “넷북 판매량의 증가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골드만삭스가 주최한 미디어콘퍼런스에서 참석, 낙관적 발언을 했다. 그는 “기업들의 광고비 지출이 매주 단위로 늘어나 2007년 수준에 근접했다”며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경기가 느린 속도의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핀란드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노키아 CEO도 “세계 경제가 ‘리셋’버튼을 누르고 천천히 이전으로 회복하는 도중”이라며 ‘완만한 성장론’을 제시했다.
반면 지나친 긍정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없지 않다. 미 이통업계 대표 CEO들도 ‘안정화(Stabilization)’단계에 도달했다는 점에는 동감하면서도 회복시기와 속도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남겼다.
미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의 이반 사이덴베르그 CEO는 “경기 상황이 유동적”이라며 “여전히 불확실한 요소가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AT&T의 랜달 스티븐슨 CEO도 “내년 하반기까지 엄청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앨리슨 오라클 CEO는 최근 미 새너제이에서 열린 ‘처칠클럽’ 행사에서 “미 경제가 향후 5년간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소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국내 업체들도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IFA2009’에 참석한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해 “환율·유가 변수가 여전해 전반적 경영 여건이 호전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달 초 첫 하반기 회장단 회의를 가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도 미국·유럽의 경기회복 조짐이 여전히 부족해 출구전략을 논하기엔 미묘한 시기”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