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입체) 콘텐츠 독립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최용석 빅아이엔터테인먼트 사장(40)은 “3D는 이제 미래가 아닌 현실”이라며 “국내도 더 늦기 전에 정부와 산업계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종속국 신세를 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3D 전도사’로 불리는 인물. 최근 정부·학계·산업계를 오가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가 3D 영화에 적극 나서고 일본 소니·파나소닉 등이 2010년을 기점으로 3D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국내에서도 부쩍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3D영화관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 3800개에서 올해 5000개, 내년에는 7000개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소니는 이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2010년을 3D 보급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호언했다.
“바쁘지만 기분 좋은 일입니다. 산업과 시장을 위해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할 때입니다. 게다가 우리 디스플레이 기술은 세계 최고입니다. 아쉬운 건 콘텐츠입니다. 콘텐츠 투자가 뒷받침해야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빅아이는 3D 콘텐츠 전문업체. 3D산업 초기인 2000년 3월 설립해 3D 한 우물만 고집해 왔다. 지금까지 제작한 3D 단편물만 15편에 달한다. 주요 테마파크에 있는 입체 영화관도 대부분 빅아이가 설계하고 제작했다. 내년을 목표로 국내와 해외 시장을 겨냥해 극장용 풀 3D 애니메이션 ‘도깨비’까지 제작 중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90분짜리 장편 3D 제품은 도깨비가 처음이다.
그는 사실 좀 엉뚱한 기회로 3D에 눈을 떴다. 90년대 후반 미국 LA에 있는 테마파크에서 입체 영화를 보면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 것.
“충격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설픈 입체 콘텐츠였지만 당시는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이 후 최 사장은 인생 목표를 3D에 걸고 산업 활성화에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실감나는 3D 콘텐츠를 찍겠다고 장마가 내린 후 급물살이 심한 한탄강 상류에서 카메라를 돌리다가 죽을 고비를 맞기도 했다.
“그래도 10년 전에 비하면 제작 환경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선진국에 비하면 한참 밀립니다. 가령 미국에서는 3D 영화 한 편을 찍는 데 투자 금액이 2000억∼3000억원 수준입니다. 우리는 불과 여기에 10분의 1도 미치지 못합니다.” 최 사장은 “우리가 3D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제작 하청 수준이 아닌 독자적인 창작 기술을 갖춰야 한다”며 “산업이 이제 막 싹이 나오는 단계이므로 정부 주도의 선행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고상태기자 stk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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