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대표 구자열)이 국내 최초로 해저케이블의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LS전선은 동해공장에서 제주와 전남 진도를 잇는 거대한 해저케이블(총연장 105㎞) 생산을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해저케이블은 깊숙한 바다 밑에서 육지와 도서 사이에 전력, 통신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세계시장 규모도 매년 24% 늘고 있다. 해저케이블은 높은 수압에도 평균 40년 이상을 버텨야 하므로 고도의 생산기술과 설치 노하우가 필요하다.
넥상스, 프리즈미안 등 유럽계 전선회사들은 지난 100여년간 해저케이블 세계시장의 80% 이상을 독식해왔다. LS전선은 지난해 4월 선박수송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지닌 동해항 인근에 1800억원을 투자해 해저케이블 공장을 착공했다. 회사측은 지난 2월 쟁쟁한 유럽계 전선회사를 제치고 총 3300억원 규모의 제주, 전남 진도간 해저 전력망 공사를 한전에서 수주받는 성과를 올렸다.
총면적 4만6600m² (1만4000평)인 동해공장의 최종라인은 부둣가에서 불과 200m 떨어져 있어 무게 3000톤이 넘는 해저케이블을 대형선박에 곧바로 옮길 수 있는 절묘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180명의 직원이 24시간 교대로 총연장 105㎞의 해저케이블을 만들고 있다. 가느다란 구리선이 거대한 공장에 꽉 들어찬 여러 공정단계를 거치면서 두께 195㎜의 해저전력선(250kV)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마치 명주실로 비단을 짜는 작업과 흡사했다.
LS전선은 내년 5월까지 제주, 진도간에 깔릴 해저케이블 생산을 마치고 2011년까지 설치를 완공할 예정이다.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은 지난해 1조5000억원이며 각국의 도서개발, 해상 풍력발전단지, 원전건설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회사측은 고부가가치 해저케이블 시장진출을 계기로 유럽업체를 제치고 세계 1위 전선업체로 올라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손종호 LS전선 사장은 “우리나라가 조선, TV 등에서 세계 선두를 달리는데 케이블 사업도 1위가 될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비쳤다. 그는 “2012년까지 이탈리아 프리즈미안(2위), 2015년에는 업계 선두인 프랑스 넥상스까지 따돌려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손사장은 또한 “LS전선은 2015년까지 해저케이블 매출을 최대 1조원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며 친환경 에너지 시장이 커짐에 따라 해저케이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동해=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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