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 공학부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이과계’ 출신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외국 지도자 중에도 이과계 출신이 적지 않다.
20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물리학자 출신이다. 그는 수학 실력이 뛰어나 라이프치히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배운 뒤 구(舊) 동독아카데미에서 양자화학을 연구해 이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그는 정치에 입문한 뒤에도 아주 명료한 언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르켈 총리는 정치와 과학과의 관계에 대해 “정치는 과학과 같이 실험을 할 수 없지만, 정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정치와 과학은 닮았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도 요직에도 이과계가 포진해 있다. 공산당 최고지도 그룹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가운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8명이 이과계 출신이다.
칭화대 수리공정학부를 졸업한 후진타오 주석은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 이후 전문 기술을 가진 소장파 등용 추세를 타고 두각을 나타냈다.
한 중국 언론인은 “후진타오 주석은 합리적이고 실무적이지만, 재미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하토야마 총리와 후진타오 주석이 만나면 “같은 이과계 출신이어서 말이 잘 통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국립과학기술대 출신으로, 교통공학 박사학위 소지자다. 이란 대통령은 이란혁명 초기부터 법학자가 역임해 왔던 만큼 이색적이다. 그는 취임 이후 핵개발을 포함한 과학기술 발전을 주요 정책으로 제시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에서 건축학과 경영학을 배웠다. 페루의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국립 모리나 농과대학을 졸업했다.
이 밖에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네팔의 람 바단 야다브 대통령, 칠레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 알바니아의 살리 베리샤 총리,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도 이과계 출신이다.
교도(京都)대 공학연구과의 다케우치 사와코(竹內佐和子) 교수는 “이과계 지도자는 국제무대에서 환경, 자원 문제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다만 이런 성과를 알릴 능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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