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이 현실세계를 탐험하는 데 가상현실 게임이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20일 로이터에 따르면 하버드의대와 칠레대학의 연구진은 음향 기반의 PC게임 3개를 섞어 시각장애 아동들이 공간을 인지하는 능력을 기르는 게임을 개발 중이다.
로트피 메라베트 하버드의대 박사는 “발소리, 문 노크 소리 같은 음향 정보를 해석하는 것으로 게임이 작동한다”며 “시각장애 아동들은 키보드를 이용해 가상 3차원(3D) 세계를 이동하면서 ‘공간 인지 지도(spatial cognitive map)’를 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훈련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은 지하철이나 빌딩, 미로 등을 실제로 탐험할 수 있다. 공간 감각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 인지력과 사회성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메라베트 박사는 “맹인들이 낯선 실제 세계를 탐험하기에 앞서 이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재활에 초점을 맞춰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며 “시각장애인의 뇌가 이미지를 그리는 방식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에 나온 시각장애인용 음향 게임은 50개 정도다. 핀볼 게임에서 우주 침공, 탱크 지휘 게임까지 장르가 다양하다. 2005년에는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예술대학이 바티무스맹인기관과 협력해 ‘드라이브’라는 레이싱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메라베트 박사는 “음향 기반 게임이 현재의 시력 회복 기술을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보완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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