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 정경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김진형 KAIST 교수(SW대학원), 하현회 LG디스플레이 부사장, 박동훈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장(닉스테크 사장), 이경우 전자신문 신성장산업부장(사회)
◆일시·장소
2009년 9월 15일 오후 3시, 서울팔레스호텔 오키드룸
정부는 최근 ‘IT 코리아 5대 미래전략’을 발표하고, IT가 국가 미래의 힘임을 재확인했다. IT의 영역도 확장되고 있다. 컴퓨터·소프트웨어(SW)·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개념을 넘어 자동차·조선·로봇·우주· 콘텐츠 등 전 산업으로 융합의 영토를 확대하고 있다. 조선산업에도 IT가 도입되고 있으며, 자동차의 50% 가까이가 전자제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그린IT 열풍이 불고 있다. 마이크로블로깅서비스로 불리는 트위터는 사회·정치·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IT영역이 확장되면서 컴퓨터·통신만이 IT라고 생각했던 이전 정부와는 달리 MB정부는 IT에 대한 근원적 인식을 달리하고 있다. IT산업 육성을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자신문이 창간 27년 특별기획으로 정부·국회·업계·학계·지원기관 대표 인사들을 초청, ‘뉴 IT’를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개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참석자들은 IT분야에서 우리보다 한발 뒤처져 있던 미국·일본·중국 등도 융합IT, 그린IT 육성을 통해 경제를 회복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만큼 우리도 IT를 넘어 융합·미래 IT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사회(이경우 신성장산업부장)=오늘 자리하신 정부·국회·학계·업계·지원기관을 대표하는 전문가들께서 ‘IT의 새로운 길’을 제시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우선 임채민 차관께서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에 담긴 내용과 방향으로 화두를 던져주시지요.
▲이경우 신성장산업부장(사회)=정부는 최근 ‘IT 코리아 5대 미래전략’을 발표하고, IT가 국가 미래의 힘임을 재확인했습니다. IT의 영역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컴퓨터·소프트웨어(SW)·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개념을 넘어 자동차·조선·로봇·우주·콘텐츠 등 전 산업으로 융합의 영토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조선산업에도 IT가 도입되고 있으며, 자동차의 50% 가까이가 전자제품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그린IT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블로깅서비스로 불리는 트위터는 사회·정치·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IT영역이 확장되면서 컴퓨터·통신만이 IT라고 생각했던 이전 정부와는 달리 MB정부는 IT에 대한 근원적 인식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IT산업 육성을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IT분야에서 우리보다 한발 뒤처져 있던 미국·일본·중국 등도 융합IT, 그린IT 육성을 통해 경제를 회복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도 IT를 넘어 융합·미래 IT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해야 합니다. 오늘 자리하신 정부·국회·학계·업계·지원기관을 대표하는 전문가들께서 ‘IT의 새로운 길’을 제시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우선 임채민 차관께서 ‘IT코리아 5대 미래전략’에 담긴 내용과 방향으로 화두를 던져주시죠.
▲임채민 차관(이하 임 차관)=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출범하면서 ‘뉴(New) IT 전략’을 세우고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때 전략은 지경부가 맡고 있는 IT산업 범주를 새롭게 정리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의미가 컸습니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에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지경부는 물론이고 방송통신위원회까지 IT 전반에 걸친 종합 전략을 세운 것입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IT업계는 물론이고 기존 전통산업까지 산업계 전반에서 나온 여러 가지 요망사항을 정리해 포함시켰습니다.
‘IT가 미래한국의 힘이다’는 캐치프레이즈가 정부가 가진 의지를 함축한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IT를 IT 그 자체에 매몰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산업과 융합시켜서 새로운 산업 창출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전략이 담겼습니다. 하드웨어는 그런대로 경쟁력을 갖췄는데, SW는 어떻게 도약시킬 것인가 하는 방안도 좀 더 구체화됐습니다.
지금은 잘하고 있지만, 조금만 게으름을 피우다 보면 경쟁국에 따라잡힐 수도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을 좀 더 확고부동한 지위까지 올려놓을 대안도 제시했습니다. 방송·통신서비스를 방통융합의 시대에 걸맞게 진화시켜 나가고 거기에 필요한 새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계획도 짜였습니다. 허황된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민간에서 5년 동안 175조원, 정부가 14조∼15조원의 재정투자를 단행할 것입니다. 5대 비전 실현에 190조원 정도의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회=190조원이면 가히 국운이 걸린 사업이라고 해야할 듯 한데요. 그럼 이 전략에 대해 좀 더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나, 보강해야 할 부분에 대해 원희룡 의원께서 진단해주십시오.
▲원희룡 의원(이하 원 의원)=새 정부 출범 이후 IT에 대한 정책 체계와 컨트롤타워 부재, 육성 의지가 줄곧 지적돼 왔습니다. 내용 여하를 떠나 200여명의 산업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통령 주재하에 미래기획위, 방통위, 지경부가 국가적으로 집대성하는 자리를 만들었다는 자체를 상징적으로 높이 평가합니다. 부분적인 문제점 지적보다는 큰 틀에서 열심히 해보자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큰 의미와 함께 내용적으로는 몇 가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10대 IT융합 산업을 내놓았는데, 이것은 너무 당연한 얘기 수준입니다. 융합은 주로 대기업이라든지, 기존의 주력산업 영역들이 시키지 않아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융합은 융합대로 가야 하지만, 종전의 IT 산업을 키우는 노력이 분명히 필요합니다. 일례로 SW 육성책을 담고 있는데, 이는 개념을 어떻게 잡는지에 따라 굉장히 자의적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좁은 의미의 SW로 흐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국가 전체의 정보화추진 계획, 그리고 IT서비스 전체를 포함해야 하는 것이지, 좁은 의미로 패키지SW기업 몇 개를 키우겠다는 것으로 가서는 안 됩니다.
공공 행정서비스까지 포함한 IT서비스, 정보화 개념에서 종합적인 계획을 잡아줄 때 공공, 가계, 산업에 신시장도 나오고, IT 초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청사진이 나올 것입니다. SW정책에서 행정안전부가 빠져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국가 전체의 IT전략에서 너무 미시적 접근만 한 것은 아닌지 우려도 됩니다. 국가 통합적인 전략이 부족합니다. IT특보 역할까지 담아서 국가 통합적 IT 육성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IT 생태계, 벤처2.0, 대기업과 중견기업, 소규모사업자, 1인 아이디어창조기업 전체로 선순환하면서 제2의 IT성장 붐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 후속 대답이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김진형 교수(이하 김 교수)=IT의 정확한 의미는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유독 정보통신(Information Telecommunication)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통신이 강조되는 정책을 지난 10년간 써왔습니다. 통신 중심의 IT에서, 융합·컴퓨팅 중심의 IT로 넘어왔습니다. 큰 트렌드에선 굉장히 방향을 잘 잡은 것으로 봅니다. 5대 미래 전략을 제시했지만, 매우 중요한 지식서비스 분야가 빠진 듯합니다.
지식경제부가 새로 생겨날 땐 지식산업·서비스산업 강화의 뜻이 분명히 담겼다고 봅니다. 그쪽으로 가는 속도가 기대하는 만큼 빠르지 않다고 해서 포기할 일은 아닙니다. 5대 주력 영역이 거의 독립적으로 평평하게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산업의 성격은 그렇지 않습니다. SW산업은 요소산업이고, 도구산업입니다. SW산업의 중요성을 설명할 때 포스코 예를 자주 듭니다. 포스코라는 기업을 만들 당시에는 그것을 만들어야 하는지 논란도 있었지만, 지금 포스코라는 굴지의 철강회사를 만들었기 때문에 조선, 자동차산업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 SW산업을 키우면 그것을 요소로 해 우리가 몰라 볼 정도의 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잘나가는 통신기기, 그 밑단에는 분명히 SW가 있습니다. 기초 SW도 필요하고, 전자상거래 SW, 전화기에 들어가는 SW까지 다 있습니다. 그런 것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체계적인 산업진흥 정책을 써야 합니다.
▲사회=후방 산업을 준비하는 SW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전후방 산업에 영향력이 큰 디스플레이산업 쪽에선 어떻게 보고 계신지 한 말씀 해주시죠.
▲하현회 부사장(이하 하 부사장)=IT야말로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을 세계 최고 반열에 올릴 수 있는 핵심산업입니다. 실제로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정부가 세운 5대 전략 중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3대 품목을 세계 최대의 공급기지로 구축한다는 방향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지금 세계시장에서 하드웨어(HW) 제품으로 승부하는 기업이지만, SW가 잘 접목되지 않으면 앞으로의 미래 목표는 절대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점에서 디스플레이도 SW와 맞물려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제조업의 두뇌 부분이라 할 수 있는 SW를 잘 접목해서 기술 선점하고, 표준화해놓다면 경쟁국을 반드시 따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쟁국은 우리 표준과 기술을 따라와야 할 것입니다. LCD·반도체와 같은 코어부분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의 한국을 기술 강국, IT강국으로 계속 밀고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SW가 접목돼야 합니다. HW와 SW는 같이 가야 합니다.
▲박동훈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장(이하 박 회장)=너무 자명하지만 SW산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장치산업도 아니고, 사람이 무한가치를 창조해냅니다. 아직도 시장 규모가 이렇게 밖에 안 되느냐는 핀잔 비슷한 이야기를 듣지만, SW장이들이 나서 새로운 부가가치 만들어냈다고 자부합니다. 융합이란 단어를 듣고는, SW업계가 대개 ‘아, 이제 대기업에 먹히는구나’라는 우려를 갖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게 가는 것이 바른 길이라 한다면, 벤처정신을 갖고 창업하는 장이의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SW산업 자체도 피폐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숨 쉬면서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환경 조성 노력 중 하나로 SW M&A펀드가 나왔는데, 업계의 우려도 씻으면서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획기적인 조치라고 평가합니다. 조바심을 갖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주면 굉장히 큰 전환점이 분명히 올 것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안 해본 것을 하려니, 눈치보고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뭘 해줘도 안 된다는 인식을 받을까봐 진짜 걱정이 됩니다. 당국에서 시간을 갖고 지켜봐주기 바랍니다.
▲정경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이하 정 원장)=업계의 목소리를 들으니 정말 어깨가 무겁습니다. 업계에선 아직도 개선할 점도 많고, 바꿔야 할 대목도 많은 데 그 해결 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융합과 IT는 이제 따로 길을 갈 수 없습니다. 앞서 지적됐듯이 HW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IT의 핏줄과도 같은 SW가 경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런 융합과 협력을 더 잘하기 위해서 통합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만들어졌습니다. 융합을 통해 우리 산업의 경쟁력과 규모가 쑥쑥 커나갈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 현장, 학계·산업 현장과 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담당하겠습니다. 축구 경기가 잘 풀리려면 링커의 역할이 중요하듯이 그야말로 링커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정부 IT정책이 산업현장에 잘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개 기관 합쳐지다 보니 IT 예산, 인력 양성, 중소기업 육성 등이 다 모였습니다. 그런 융합의 힘으로 IT융합에 힘을 쏟겠습니다.
▲임 차관=융합은 기본적으로 시장의 요구입니다. 기본적으로 안 할 수가 없는 일이란 뜻이죠. 자동차는 예전에 전자제어와 칩에 들어가는 제작비가 전체 차값의 20% 이하였다면, 앞으로 더 지능화되면 40∼50%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조선산업도 배를 운행하는 데 기름을 가장 적게 써야 합니다. 가장 빠른 항로로 갈 수 있어야 경쟁력이 높아집니다. 철판을 붙여서 배 만드는 것은 중국이 우리 앞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따라오지 못할 경쟁력 우위를 만드는 것은 IT 융합입니다. 그런 부가가치 창출 안 하면 우리는 더이상 뻗어나갈 수 없습니다. 그렇게 안 하면 섬유든, 기계든, 자동차든 경쟁을 해나갈 수 없습니다. 이 같은 트렌드를 촉진하고, 사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정부가 앞장서겠습니다. 산업별로 IT융합센터 만들어서 IT와 산업계가 만나도록 주선하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융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IT업 하시는 분들이 한 발짝씩 밖으로 나와 주셨으면 합니다.
▲하 부사장=성공요인을 발견하고 산업에 시스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반 기술과 원천 기술을 잘 개발해도 그것이 제품화,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에 불과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LG와 삼성이 굉장한 성공모델을 갖췄다고 봅니다. 디스플레이만 하더라도 10년 전에 일본이 투자여력을 잃었을 때, 우리는 투자를 해서 지금의 자리까지 왔습니다. 디스플레이 투자와 같은 전략적 자체도 판단도 중요하지만, 관련된 장비·부품을 제공하는 후방산업도 더없이 중요합니다. 10년 전에 공장을 새로 지으려고 장비를 구매할 때는 80% 이상이 외산 장비, 부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8세대 라인 증설에 3조5000억원가량을 투입하면서, 외산장비율은 55% 정도로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장비·부품분야 기술이 확인되면 디스플레이와 함께 해외에 수출됩니다. 그만큼 전후방산업 연계효과가 굉장히 큰 것이죠. 이제 LG디스플레이가 쓸 수 있는 장비·부품이라면 세계 어떤 기업도 자신있게 도입해 쓸 수 있는 수준은 됐습니다.
▲사회=꼬리에 꼬리를 무는 산업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중요한 말씀이었습니다. 그럼 이제는 융합의 주체, IT성장의 핵심인 인력 문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요즘 일자리 창출이 국가적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융합 IT도 예외일 수는 없겠죠.
▲임 차관=IT는 고용 유발 효과가 굉장히 큰 산업입니다. 특히 SW는 제조업에 비해 5∼10배 고용유발 효과가 큽니다. 그러면서도 고부가가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입니다. 각 산업의 부가가치를 내재화하려는 노력, 시스템반도체 키우려는 노력들이 모인다면 우리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분명히 많이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SW·콘텐츠산업 등이 다 그런 카테고리에 속합니다. 인재양성을 어떻게 해나가는지가 국가적인 관건입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IT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SW·IT를 정규 교육과정에 넣을 수 있는 사회적인 논의도 시작돼야 한다고 봅니다. 융합IT가 새로운 고용창출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정 원장=IT 분야 인력 현장을 둘러보면 한쪽에선 구인난이 일고 있는데, 한쪽에선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필요한 사람이 안 가고, 필요한 사람을 못 구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쓸 만한 인재를 만들어 산업계와 효과적으로 매칭시켜주는 것이 관건입니다. 앞으로 IT기업 재직자가 학생들을 멘토링해서 같이 프로젝트 수행하고 그것이 산업적 수요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자 합니다. IT인력 양성을 위한 집행 예산도 늘려갈 생각입니다.
▲박 회장=정부가 추경까지 해서 일자리 만들어주고, 취헙했을 때 임금도 지원해주는 좋은 프로그램 가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취지는 좋지만, SW 쪽에서 비전을 찾으려는 학생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되려면, 그리고 나중에 40·50대가 돼서도 먹고살 만한 사회 인프라가 돼야 하는데 그런 것이 안 됩니다. 외국에서 컴퓨터공학 공부하는 학생들은 마이크로소프트·애플 같은 지향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젊은 이공계 학생들이 비전을 갖고 나오게 됩니다. 시장 규모를 인위적으로라도 끌어올려야 인재도 모이고, 생태계가 원활해질 수 있습니다.
▲김 교수=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과 역량을 가르치는 것과 새로운 영역을 찾아가는 연구 영역이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요즘은 연구영역만 너무 강조되는 분위기입니다. 잘만 가르치면 능력 있는 산업계 엔지니어로 커나갈 수 있는 과정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평가에서도 연구 쪽은 인센티브가 많지만, 교육 쪽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연구기능에만 신경을 쓰지, 교육기능에는 누구도 투자를 하지 않으려는 것도 문제입니다. 일반적인 질을 높인다는 것은 너무 오래 걸릴 일입니다. 정부가 특화프로그램을 좀 진행해서 고급인력을 키우는 방안도 고민했으면 합니다.
나아가 SW산업을 지능화하고, 창업을 좀 쉽게 할 수 있는 툴을 만드는 작업 중입니다. 창업을 연습할 수 있는 장, 실제로 돈을 갖고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들이 만든 SW모듈을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겠습니다. 전국에 있는 대학, 동아리 다 갖다 쓸 수 있도록 하고, 완성돼 팔리면 2% 러닝로열티를 걷는 방식으로 가는 것을 구상 중입니다. 연계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연계에서 밸류가 창출되는 것입니다.
▲원 의원=얼마 전 인도 델리를 갔다왔는데, 인도 IT인력을 우리나라로 도입하는 문제에 대해 현지에서도 논란이 분분했습니다. 우리는 들여오겠다고 하더라도, 자국 인력이 500만명이나 부족하다는 분석 앞에 본격화하기는 쉽지 않을 듯합니다. 10년 전 대학생들이 창업동아리 만들고, 사회에 물결처럼 나왔듯이 또 한번 21세기 학생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정부가 나서고, 벤처업계 1세대도 연계해서 키우려고 해야 합니다. 전국의 200개 대학 벤처동아리와 산업계 벤처·IT기업, 글로벌 쪽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발전되면 학교 당국, 산학연이 함께 커나갈 수 있습니다. 학부모들과 학생들 자신, 그리고 사회적 자금이 함께 몰릴 수 있는 3년 뒤, 혹은 5∼10년 뒤 실체가 잡히는 것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사회=각계의 고견이 우리 IT산업 재도약을 위한 채찍이 되길 기대합니다. 장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소박스/좌담회에서 나온 말말말
▲“21세기 학생운동은 IT창업 운동이 돼야 한다.”-10년 전 IMF 외환위기 극복 직후부터 창업붐이 일어 여러 성공모델이 만들어졌듯이 앞으로 학생운동은 IT 창업 운동이 돼야 한다며. 원희룡 의원
▲“IT를 더이상 ‘이젠 틀렸어’로 만들면 안 된다.”-IT업계에 회자되고 있는 IT의 약자가 ‘이젠 틀렸어’라는 탄식을 새로운 희망의 싹으로 만들고, 좋은 성공모델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박동훈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장
▲“LG디스플레이가 너무 빨리 달려서, 못 따라가는 것 아니냐.”-LCD 같은 핵심 하드웨어산업도 소프트웨어산업과 보조를 맞춰 같이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우스갯소리로 LG디스플레이가 너무 앞에 있는 것 아니냐며. 임채민 차관
▲“정부가 국책과제라도 우리 SW 쓰겠다는 의지 보여달라.”-우주선까지 만들어 쏘는 시대에 왜 우리가 쓸 SW를 우리 기술로 못 만들어보냐며, 우선 정부가 국책과제에 필요한 SW는 우리 기업에 맡겨주는 결심이 필요하다며. 김진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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