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운대의 불법 파일 유출은 제작·관리 단계에서 보안의 허술함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화 불법복제가 제작 단계에서도 발생할 위험을 보여준 최초 사례로 영화 디지털 보안에 대한 대책 마련에 비상등이 켜졌다.
16일 영화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시각장애인 단체 관계자가 시각장애인용 화면 해설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파일을 해외에 있는 지인에게 넘겨줘 파일 유출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P2P·웹하드를 통해 파일을 유포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면 해설 영화는 영화 원본 파일에 상황이나 장면을 설명하는 성우의 음성을 녹음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이 때 디지털 변환 과정을 거치는데 복제 방지를 위한 디지털 워터마크 기술 등이 전혀 적용되지 않아 불법 복제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디지털 워터마크는 음성이나 화면에 관계자만 알 수 있는 신호나 코드를 삽입하는 기술로 원본의 출처나 복제 경로를 알아내기가 쉬워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들은 제작 과정에서 일일이 디지털 워터마크를 적용하고 있다.
영화 업계는 국내에서는 시각장애인용으로 영화를 전환할 때뿐만 아니라 CG·음향효과 등 후반제작 과정에서도 이 같은 복제방지 장치는 전혀 없어 예견된 위험이었다는 반응이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물리적·기술적 보안을 취하는 할리우드와 달리 우리 영화업계는 관계자들 간의 암묵적 동의에 의해서만 파일 유출을 막고 있는 실정이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불법복제에 대해 업로더·다운로더에만 책임을 돌려온 영화계도 관리에 대한 책임을 모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관련 기술 도입과 관리에 대한 철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경찰은 이 관계자를 저작권법을 위반한 혐의로 소환 조사 중이며, 유포자 조사에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측은 해운대 최초 유포자 조사에 대해 “열심히 조사하고 있다”며 “조만간 수사결과를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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