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침체 탓에 에너지 절약 설비 신규 투자가 급감하면서 대형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보다 중소 ESCO 프로젝트 수주가 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업계 및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마감된 ‘ESCO 투자사업’ 5단계 접수 결과, 중소 ESCO에 배정된 전체 예산 314억원 중 실제 접수금액은 166억원에 그쳤다. 접수율 53% 수준으로 대기업 94.8% 보다 크게 떨어진다. 예산은 책정됐지만 사업 수주를 못한 중소기업들이 자금 신청을 하지 않은 탓이다.
지난 7월 마감된 4단계 접수때도 대기업 접수율은 120%를 기록한 반면 중소기업은 27.7%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올해 ESCO 투자사업 지원예산 중 대기업에 할당된 금액은 2억3600만원 정도만 남은 반면, 중소기업용 예산은 147억8800만원이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불용예산은 10월 이후 대기업·중소기업 구분 없이 지원된다. 당초 중소기업용으로 배정된 금액이 대기업 지원에 쓰일 수도 있다.
ESCO협회 관계자는 “원래 중소 ESCO 사업 수주가 연말에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면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난히 중소기업들의 자금신청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소 ESCO들이 고전하는 것은 경기 침체로 인해 에너지 절약 설비 수요가 전체적으로 줄어든데다, 중소 ESCO들이 수주하는 소형 프로젝트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ESCO들이 대형 플랜트 같은 장기간 투자결정이 필요한 사업을 주로 수주하는 반면, 중소 ESCO들은 소형 빌딩 냉난방처럼 단기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춘다”며 “이 때문에 경기 변동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정부의 ESCO 투자사업에는 총 1350억원이 책정됐다. 중소 ESCO 육성을 위해 8월까지는 대기업·중소기업들에게 각각 3대 7의 비율로 예산이 배정되고, 남은 예산은 10월 이후 대중소기업 구분없이 지원된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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