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 산업의 쌍두마차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성공을 예약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은 4일(현지시각) 미국 시애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게임쇼 ‘팍스(PAX) 2009’에서 아이온과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를 출품하며 북미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이온과 던파는 이미 한국에서 최고 흥행을 기록한 데 이어 중국에서도 각각 유료 가입자수 100만명과 동시 접속자수 210만명이란 기록을 달성, 북미 시장 공략까지 성공할 경우 명실상부한 한국 온라인게임의 글로벌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다니엘 김 넥슨아메리카 대표는 “미국 시장은 초고속인터넷의 확대와 더불어 PC와 키보드 조작에 능숙한 버블베이비 세대의 출현, 게임 이용자간 소셜화 바람 등이 맞물리면서 온라인게임의 인기가 날로 높아졌다”며 “현지화 전략을 철저히 구사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국내 흥행 1위를 달리는 엔씨소프트 아이온이 지난 5월부터 시작한 북미지역 사전 예약 이벤트에서 30만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으론 최대 규모라는 게 엔씨소프트 측의 설명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00억원에 이른다. 엔씨소프트 측은 성향이 다양한 북미 이용자 특성에 맞게 옵션을 다양화하고 탄탄한 스토리라인, 정교한 그래픽, 전투와 비행 장면 등에서 박진감과 스릴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북미·유럽 통합법인인 엔씨웨스트 이재호 대표는 “현지 언론이 ‘블리자드의 와우(WoW) 독점 시대가 끝났다. 와우를 능가할 도전자가 준비됐다’고 할 정도로 아이온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며 “동양 게임이 서양에서 성공한 사례가 드물었으나 아이온이 성공신화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엔씨소프트는 시티오브히어로, 길드워, 리니지2 등으로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4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아이온이 가장 매출 기여도가 높은(40%) 시티오브히어로의 실적을 능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PAX에 처음 참가한 넥슨은 한·중·일 3개국에서 모두 최고의 자리에 오른 던파를 선보였다. 넥슨은 던파가 비공개 테스트에서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다니엘 김 대표는 “던파는 아케이드에서 즐기던 미국 게임을 온라인으로 옮겨온 컨셉트에다 철저한 현지화를 이뤄 미국 게이머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한만큼 미국 시장에서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PAX 행사장에서 만난 대학생 트레버 베넷(몬테나주·19)은 “메이플스토리를 하고 있어 던파에도 관심을 갖게 됐는데 액션이 많아 매우 좋다”며 “정식 서비스되면 당연히 친구들에게도 권유해 함께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아메리카는 메이플스토리와 컴뱃암즈가 북미 지역에서 각각 600만명과 3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마비노기영웅전과 드래곤네스트 등을 추가해 3개인 북미 서비스 게임을 내년까지 8개로 늘릴 계획이다.
시애틀(미국)=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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