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속적으로 우주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전략을 다시 짜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정부도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우주개발과 관련한 정부의 핵심계획인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은 지난 2007년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데 비중을 두던 우주개발 사업을 핵심기술 확보 중심 전략으로 전환했다. 단위사업 위주로 진행되다보니 연속성이 약했고, 사업이 끝난 후 관련분야로의 파급효과도 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나로호 발사도 마찬가지다. 발사 운용과 발사대 시스템 등에서 기술을 익혔지만, 핵심인 발사체 엔진 연구는 지난 2002년 KSR-Ⅲ 발사 이후 큰 진전이 없었다. 이제 다시 연구를 시작해 2018년까지 KSLV-Ⅱ 엔진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 러시아와 협력 과정에서 획득한 각종 기술 정보를 분석, 우리의 엔진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 지원체계도 바뀌어야 한다. 핵심기술은 단기간의 연구개발로 얻을 수 없다. 적어도 10년 이상의 꾸준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업이 중단되던 구태를 벗어나 장기 연구를 위한 연구지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일본은 예산을 확보하기는 어렵지만, 한번 지원하기로 하면 단기·중기·장기로 나눠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며 “우리나라도 국방 분야 사업과 예산이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연속성을 갖는 것처럼 우주 분야도 이런 식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KSLV-Ⅱ 개발을 위해 책정한 1조5000억원도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대형 시스템을 구축하는 예산이 연구개발 예산에 포함되면 다른 연구개발 예산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로켓 개발 등과 같은 대형 시스템 구축 예산은 사업 예산으로 따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주 분야 연구개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의 일방적인 우주개발에서 벗어나 산업체와 연결고리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산업화로 산업규모를 확대하고 인력도 양성할 수 있어서다. 또 정부 예산의 부족한 부분도 산업체의 자체 연구개발 투자로 메울 수 있다. 정부 영역을 민간 영역으로 확장하는 길만이 다양한 분야의 우주과학기술 인력 확보는 물론이고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
우주분야 한 전문가는 “기업에서 우주분야를 담당한다고 하면 약 2∼3년 후에는 사업 담당자가 다른 곳으로 좌천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뛰어들기가 쉽지 않고, 뛰어들었더라도 수요 부족 탓에 사업을 지속해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꼬집은 말이다.
정상완 두원중공업 팀장은 “투자 회수가 느리고 기술개발 위험성이 높은 제조사업을 수행하는 산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우주산업도 새로운 기간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우주산업 관련 원자재 및 설비 도입과 관련된 관세 감면, 우주 발사체 관련 제품의 부가세 감면을 비롯해 대형·고가 설비를 국가기관이 확보한 후 기업에 대여나 투자를 지원하는 등의 지원제도 신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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