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위기 극복 세계가 인정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2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린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각된 한국 경제의 위기 극복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경기회복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로 꼽히고 있는데다 취약점으로 꼽혔던 외환시장도 정상을 되찾았고 고질적인 북한 리스크까지 최근 완화되고 있는 점 등이 긍정 평가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10개월만에 ’안정적’으로=이번 상향 조정은 피치가 작년 11월 초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깎아내린 지 거의 10개월 만에 제자리로 되돌린 것이다. 신용등급은 2005년 10월 이후의 ’A+’가 유지됐으며 이는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보다는 한 등급 높은 것이다.

’안정적’은 당분간 해당 등급이 유지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우리는 그동안 ’부정적’ 전망에 따라 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 같은 상향조정은 작년 11월 ’부정적’으로 깎아내릴 당시 지적됐던 경상수지 적자 확대, 금융시스템 불안정성 등이 크게 개선된 것이 직접적 배경이다.

경상수지는 지난 2월 흑자로 전환되면서 올해 7월까지 누적 흑자액이 261억 달러를 웃돌았고 단기외채도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은 7월말 현재 2천375억 달러까지 불어나면서 올해 연간으로는 적어도 2천500억 달러를 웃돌 전망이다.

나아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헤쳐나가는 한국의 정책적 노력도 후한 점수를 얻는데 바탕이 됐다.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30억 달러 발행, 선제적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이 그 예다.

성장률도 1분기에 전기 대비 플러스로 올라선데 이어 2분기에는 2.5% 안팎까지 점쳐지면서 다른 나라보다 빠른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되는 등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신용등급 및 전망이 대폭 하향조정되는 추세에서 우리나라는 전망이 상향 조정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피치는 올해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을 27건 하향조정했지만 상향조정은 우리를 포함해 2건 뿐이며 투자적격 이상 국가 중에서는 우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대외신인도. 투자심리에 긍정 영향=피치의 등급전망 조정은 최근의 금융위기에서 우리나라가 급속도로 회복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확인한 것으로 주식 및 채권시장, 금융기관들의 등급 전망, 기업의 투자심리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피치는 작년 11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한단계 낮춘 뒤 바로 다음날 국내 은행들의 신용전망도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당시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하나은행, 외환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금융기관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내려갔고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캐피탈, 현대카드 등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낮아지면 대외적으로 차입비용이 늘어나고 이는 금융권의 유동성 부족현상을 가속화시키기 때문에 이후 금융위기를 헤쳐나가는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거꾸로 이번에 국가 등급전망이 상향조정되면서 금융기관들의 전망도 상향조정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가 국제적 위기상황을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헤쳐나가고 있음을 국제 평가사들도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들의 해외자금조달이 쉬워지면 당장 금융기관을 상대하는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신용등급 평가에서 늘 따라다니는 북한문제도 현대아산 직원.어민 석방과 조문단 파견, 개성공단 재활성화 등 연이은 유화적 조치와 분위기 호전으로 평가기관들의 눈에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해외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를 줘 국내 주식이나 채권에 대한 수요를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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