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를 국가 우주기술 발전으로 이어가기 위해 시행착오와 실패까지 감안한 계획 수립과 또 실패를 인정하는 문화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기적으로 우주개발을 일원화해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우주관련 산업을 총괄하는 우주항공청(가칭)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일 한국과학기자협회가 코리아나호텔에서 ‘나로호 발사와 국가 우주개발의 미래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나로호 발사 경험과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을 향후 국가 우주개발 계획에 적용해 발전시켜 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KSLV-Ⅱ 개발계획은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기술능력, 경험, 인력, 인프라 구축현황을 고려하고, 시행착오까지 포함해 개발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장기간 사업인만큼 단계별 성과 분석 및 예산 지원체계 구축, 평가시스템 등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진국들도 첫 발사는 시험비행으로 간주하는만큼 한번의 발사에 모든 것을 성공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라는 뜻이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패를 가치로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실패를 가치로 인정하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혁신이 유발되고, 실패를 낭비로 보면 외국에 의존하려는 경향과 함께 소극적이고 회피적인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우주개발을 해나가기 위한 체제로는 “임무달성 여부가 중요한만큼 항우연을 타 출연연과 동일하게 관리하지 말아야 한다”며 “3년마다 기관장을 교체하고 담당 공무원을 자주 바꾸는 점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들의 날카로운 비판도 잇따랐다. 김승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우주분야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예산을 적게 들여 개발할 수 있는 것을 모색해야 하고, IT·NT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연관분야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며 “정부 예산이 한계가 있으니 산업체를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한데 모아 종합 관리하는 우주항공청(가칭) 같은 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동 쎄트렉아이 사장은 “우리 우주산업이 자생력을 갖추려면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인력 풀 확충이 가장 필요하다”며 “대학에서 우주를 연구하는 분위기가 미진했는데 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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