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상상력과 창의성이 국가발전의 핵심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스토리텔링과 문화기술(CT)이 만나 콘텐츠가 되고 이러한 콘텐츠가 의료, 체육, 관광, 국방 등 타 영역과 융합해 기존의 오락형 콘텐츠를 넘어서는 융합형 콘텐츠가 되고 있다. 최근 개봉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해운대’와 ‘국가대표’는 영화의 스토리텔링을 극대화하기 위해 문화기술, 특히 컴퓨터그래픽(CG)이 도구로 사용된 융합형 콘텐츠의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수동적으로 시청만 할 수 있던 방송콘텐츠가 통신서비스와 융합돼 TV를 시청하면서 배우가 착용하고 있는 패션상품을 구입하거나 배경으로 나오는 촬영지의 관광정보를 부가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바뀌고 있다. 또 통신망을 이용한 단순 정보서비스에 다양한 콘텐츠 제공자가 참여해 GPS와 지도 데이터를 결합한 그래픽 기반의 교통정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KTX 같은 고속의 교통수단으로 이동 중 저렴한 비용으로 캔 음료를 사서 마시는 것처럼 영화, 여행정보, 특산물 구매 등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많은 소요시간 및 고가의 부대 경비로 인해 대중화되지 못한 스포츠를 저렴하면서도 현실과 유사한 환경에서 체험할 수 있는 스크린 골프 등의 가상현실 스포츠도 등장했다. 주로 수입에 의존하던 고가의 의료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가상 정맥주사 훈련 시뮬레이션, 위험하면서도 고도의 품질을 요구하는 선박 도장 등의 숙련된 기술자를 양성할 수 있는 가상 제조 훈련 시뮬레이션 등 콘텐츠 기업이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융합형 콘텐츠는 기존 콘텐츠의 고품질화·차별화로 콘텐츠의 가치가 증대하고, 신규 시장 창출과 더불어 경쟁력을 강화시켜 생산성을 향상시켜 콘텐츠 이용 편의성과 가격 인하 등으로 인한 효용 증대가 예상된다. 그러므로 콘텐츠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국가대표로 융합형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민간과 정부는 역할을 분담해 콘텐츠 가치사슬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민간에서는 창의성 있는 콘텐츠 및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정부는 콘텐츠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시장 개척 및 R&D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고품질의 콘텐츠 제작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 세계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범정부적인 콘텐츠산업 진흥 업무를 수행하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산업의 국가대표를 양성하기 위한 제도적인 기반 마련과 융합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며 나아가 콘텐츠 5대 강국을 달성하기 위해 현행 ‘온라인 디지털콘텐츠산업 발전법’을 ‘콘텐츠산업진흥법’으로 확대·개편하는 입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상정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실감한다. 올가을에는 콘텐츠 분야에서만큼은 제법 풍성한 수확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내 안의 콘텐츠를 깨워라’를 주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제2회 대한민국 콘텐츠페어’가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5일 동안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콘텐츠마켓·콘퍼런스·페스티벌 등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콘텐츠페어는 콘텐츠 업계에서 효율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할 더없이 좋은 기회며, 일반 국민이 콘텐츠를 체험해 진정으로 즐기며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최민식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래융합콘텐츠단 책임 mschoi@kocc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