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분리엔 성공했지만 36km 벗어나
나로호가 과학위성을 우주발사체와 분리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정상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KAIST 인공위성센터는 정상보다 36㎞ 높게 올라갔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정확한 결과는 내일 오전 교신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5일 오후 6시 10분께 기자 간담회에서 “2단계 로켓분리, 위성 분리에는 성공했으나 목표궤도에는 정확히 올려보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러시아 측과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원인을 규명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비록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나로호 개발을 통해 우리 땅에 우리 손으로 발사장을 지었고 발사 설계로부터 운영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경험한 것은 소중한 기술로 돌아올 것”이라며 “발사가 늦춰지고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지켜봐주고 변함 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들께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사가 실패로 결정나게 되면 러시아와의 계약에 따라 두 번째 발사는 내년 5월에 진행된다. 나로우주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발사된 나로호는 이륙 9분 뒤 고도 306㎞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와 분리돼야 했지만, 이보다 36㎞ 높은 고도 342㎞에서 분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했으며, 위성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교과부와 항우연은 현재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한·러 공동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 정부 차원의 우주사고조사위원회를 통한 조사도 병행해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교과부는 전했다. 항우연 이주진 원장은 “얼마나 목표궤도에 벗어났는지 현재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위성은 자체 추진체가 없다”고 말했다.
안병만 장관 공식 브리핑 이전까지만 해도 성공적인 발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됐으나 당초 5시 40분에 예정됐던 공식 브리핑이 6시 10분으로 미뤄지면서 발사 실패 가능성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나로호는 이날 오후 5시 정각에 발사대에서 정상적으로 발사됐으며 54초 만에 음속을 돌파하고 대기권도 성공적으로 돌파하는 등 성공적인 발사로 평가됐다. 발사 이후 흥분에 휩싸였던 나로 우주센터는 정상궤도 진입 실패 소식에 다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으며 바로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과학기술계 측은 “우주개발은 수많은 실패를 경험삼아 발전하게 마련”이라며 “아쉽지만 이 경험이 향후 우주강국의 거름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나로호 발사현장에는 한승수 국무총리, 안병만 교과부 장관,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여야 의원 24명, 이주진 항공우주연구원장 및 연구원과 레미셰브스키 러시아 연방우주청 부청장, 박찬모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그리고 나로호 개발에 참여한 민간기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고흥=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