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정상궤도 진입 실패]나로호· 위성 2호 `無보험`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와 이에 실려 지구 저궤도(300∼1500㎞)로 올라간 과학기술위성 2호는 모두 무보험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5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측에 따르면 나로호는 우주발사체의 발사·운용으로 제3자에게 신체적 손상이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을 때 최대 2000억원까지 보험으로 보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책임보험에는 가입해 있지만 기체 보험은 들지 않았다.

　지난 2002년부터 총 136억5000만원을 들여 개발한 과학기술위성 2호도 보험가입 없이 나로호에 탑재됐다.

　통상 발사체 문제로 위성 발사가 실패하면 가입한 위성발사보험을 통해 보험금을 받아 위성체를 다시 제작, 발사하게 된다. 그러나 발사체 나로호는 실패율이 높은 테스트 로켓이어서 보험에 가입시켜줄 업체를 구하지 못한데다 같은 모델을 추가로 2기 더 제작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나로호의 발사가 총 일곱 차례 늦어지면서 관리기간이 2년가량 늘어나 30억원가량이 추가 소요되는 등 한때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어 보험가입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경인 인공위성연구센터 위성연구실장은 “예산난도 있었지만 보험 비용으로 차라리 스페어 위성을 1기 더 만들기로 했었다”며 “어차피 내년 나로호와 같은 모델을 한 번 더 쏘도록 돼 있어 이번 위성이 실패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 2회 발사 때도 실패한다면 당연히 차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2011년에나 위성을 쏘게 되는데 지금과 같은 모델을 3년 뒤에 쏜다는 것도 고민해 볼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6년 쏜 다목적실용위성 2호는 완전실패와 부분실패 등으로 나눠 총 1618만달러의 보험에 가입한 바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