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李 대통령, 北 조문단 접견

　김기남 노동당 비서 등 북한 조문단은 2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하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 청와대는 경협 및 북핵 문제 등 민감한 현안 등을 고려해 메시지를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야기를 나눈 것은 좋은 것”이라며 “진지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고 밝혀 이명박 정부 이후 고착상태에 빠졌던 남북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 조문단은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자”며 귀국일정을 미루면서까지 이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 구두 메시지를 전달, 강력한 대화 재개의지를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오늘 오전 9시부터 30분간 청와대에서 김 비서 등 조문단 일행을 접견했다”면서 “북한 조문단은 남북협력의 진전에 관한 김 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대북원칙을 설명한 뒤 남북이 어떤 문제이든 진정성을 갖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 조문단은 “이에 대해 면담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면서 협력해 해결해나가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 구두 메시지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비공개하기로 했다”며 “북한 핵 문제는 일정부분 언급됐으며 북한 억류중인 800연안호 선원 문제 등은 이미 실무선에서 논의돼 언급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한 만큼 김기남 비서가 북한에 돌아가 이를 전달하고 그 이후 조치에 따라 남북관계의 진전 여부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남북관계 진전을) 예단할 필요는 없지만 대화를 통해 잘 풀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면담에는 우리측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북한측에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원동연 조선아태평화위 실장이 배석했다. 한편 김기남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는 평양으로 떠나기 위해 숙소를 출발하면서 “좋은 기분으로 간다”고 말했다. 북한조문단 일행은 오후 1시께 직항로를 통해 평양으로 떠났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