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디밴드 ‘사우어’는 최근 미니앨범의 뮤직 비디오를 전세계 네티즌들이 웹카메라로 촬영한 장면을 결합해 비디오를 제작, 화제를 모았다. 수십 개 이상으로 분할한 각 화면을 전세계에 흩어진 네티즌들이 각각 맡아 독특하면서도 재치있는 ‘예술창작’이 가능했다. 이 뮤직 비디오는 유튜브에서 1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23일 CNN은 이처럼 다수의 아이디어와 노력을 통해 창출된 ‘온라인 협업 예술’이 전통적인 예술 창작 방식을 바꿔놓았다고 전했다.
◇웹2.0,예술을 만나다=위키피디아 사전으로 대변되는 웹2.0의 참여와 공유 정신이 이제 예술 창작의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영국 런던의 로열오페라하우스는 최근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오페라 제작을 맡겼다.
‘사우어’ 외에 미국 인디밴드 ‘마이 모닝 재킷’이 네티즌의 힘을 빌렸고 트위터에 매일매일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메시지를 인용해 시를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곧 공개될 애니메이션‘라이브뮤직’제작에 5만명이 넘는 애니메이터가 참여하는가 하면 15초짜리 스타워즈 필름을 만들기 위해 아마추어 비디오 예술가들이 뭉쳤다고 CNN은 전했다.
매리 제인 제이콥 시카고예술학교 전시사무국장은 “인터넷에 접근한 다수 네티즌에 의해 예술작품이 탄생되고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이는 거대한 집단 창작물”이라고 말했다.
◇아마추어에서 프로로=눈길을 끄는 대목은 최근 온라인 집단 창작물의 수준이 과거에 비해 한층 향상됐다는 점이다. 이는 네티즌들의 온라인 참여가 늘어나고 그만큼 창작의 원천이 되는 인터넷 콘텐츠의 양도 팽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몇몇 온라인 예술 프로젝트를 지휘해온 제 프랭크는 “최근 몇 개월 내 선보인 협업 작품 중 프로급 수준에 오른 것도 눈에 띄었다”며 “웹의 탄생과 동시에 온라인협업아트가 탄생했지만 여태까지는 볼 만한 것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카메라 기술의 발전과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의 정확한 정보 공유 등이 훨씬 쉬워지면서 ‘예술’이라 불릴 만한 작품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추세다.
◇참여하는 과정도 가치높아=비록 몇몇 프로젝트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전문가들은 웹을 근간으로 한 이러한 협업 아트가 ‘과정’에도 가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네티즌들로부터 제공받는 콘텐츠가 문화적 배경과 가치관, 사진의 품질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독창적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런 솔로몬이 운영하는 ‘인비플랫’ 사이트에서는 서로 모르는 네티즌들이 B플랫의 멜로디를 각각 다른 악기로 연주한다. 방문자들은 사이트에 들어가 각각의 멜로디를 조합해 직접 연주를 하거나 작곡할 수 있다.
대런 솔로몬은 “인비플랫은 세계가 웹과 음악을 기반으로 하나로 묶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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