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시설의 지진피해를 막는 면진설비 시장이 우리나라에서도 본격 열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17일 전기통신설비의 안전성 및 신뢰성에 대한 기술기준 개정안이 정식 발효됨에 따라 신설 또는 증축되는 IDC 서버, 유무선 통신장비, 스토리지, 기지국 등에 지진피해를 막는 면진설비가 의무화된다. 면진설비는 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릴 때 바닥에서 전달되는 진동을 스프링 또는 베어링으로 차단하는 보호장치다.
지진 활동이 활발한 일본, 미국 캘리포니아는 대부분 IT인프라에 면진 설비를 갖췄다. 우리나라는 건축물의 내진 설계를 일반화했지만 내부에 설치되는 IT시설의 지진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전파연구소는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서도 지진활동이 종종 감지되자 지난해 10월 관련법규를 개정해 주요 통신장비, 전원설비에 면진설비를 의무화하고 1년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컴퓨터 서버나 통신장비 밑에 들어가는 면진설비는 한 조당 수백만원대를 호가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전문가들은 면진설비 의무화에 따라 IT분야에서 연간 300억∼500억원의 면진설비 수요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삼익THK(대표 진영환)는 가이드레일을 이용한 면진시스템(모델명 Smart Seismic Isolation)을 최초로 국산화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제품은 미국, 일본계 업체의 특허기술과 차별화된 기술로 개발해 가격경쟁력이 뛰어나고 견고한 구조가 특징이다. 회사 측은 외국업체가 국내 면진시장을 장악하기 이전에 주요 IDC센터에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아이디폰(대표 엄현덕)은 볼베어링을 이용한 면진장치(모델명 롤슬림)를 개발하고 KT, SK텔레콤 등 주요 통신업체를 상대로 활발히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면진 전문업체 다모아테크의 장용일 이사는 “대부분 국내 IDC가 서버장치를 지진발생 시 피해가 커지는 5층 이상에 설치할 정도로 지진대책에 무감각하다”면서 “지진피해로 전산시스템이 파괴되면 막대한 간접피해를 보기에 IT업계는 면진설비 도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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