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후에도 20년이 넘도록 개발자의 위치에서 컴퓨터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전념하는 유진 카스퍼스키가 인재 양성의 모델이 되고 있다.
유진 카스퍼스키는 국내 1위 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와 비슷한 시기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러시아에 ‘카스퍼스키랩’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로부터 20년, 카스퍼스키랩은 5500억원의 매출에 백신업계에서 ‘빅4’의 반열에 올라섰다. 러시아가 결코 한국보다 양질의 PC백신을 만들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었음에도 ‘개발자’중심 주의로 이런 성과를 일궈냈다.
한국정보화진흥원(KADO) 자료에 따르면 2003년 기준으로 러시아 PC 보급대수는 1200만대를 겨우 넘어섰지만, 한국은 2002년에 전체 인구의 56%인 2000만의 PC가 보급됐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도 확연한 차이가 난다. 정부 지원도 그렇다. 한국은 SW산업이 미래 먹거리라는 이유로 국내 보안SW 업계를 보호하고 공공부문도 국산 제품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에 러시아에서 국가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세계적인 보안 회사를 키울 수 있었던 것은 ‘개발’에 대한 CEO의 열정이라는 평가다. 유진 카스퍼스키는 이 같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영자가 아닌 개발자의 위치에 머무르며 오늘도 새로운 악성코드, 스파이웨어가 무엇인지를 탐독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유진 카스퍼스키뿐 아니라 개발자들이 끊임없는 교육과 재교육을 통해 10년, 20년이 넘어도 개발자로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유진 카스퍼스키와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설립한 국내 1세대 벤처 CEO들은 대부분 개발자가 아닌 경영인으로 물러섰거나, 혹은 다른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나라 현실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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