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까지 20조원 이상인 정부 녹색자금을 지원받을 대상 기업을 정하는 녹색인증제가 기업·기술·프로젝트의 세 가지로 나뉘어 추진된다. 한 기업이 세 가지 인증을 받으면 지원금을 더 많이 받게 된다.
29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환경부·금융위원회·중소기업청·녹색성장위원회 등은 최근까지 세 차례 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녹색인증제 도입방안을 합의했다. 녹색중소기업 인증에 지경부 등 일부 부처가 반대했으나 기술과 프로젝트별 인증만을 도입했을 때 중소기업은 하도급으로 전락하거나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부문별 포괄적 인증 방안이 포함됐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녹색 인증제를 이르면 내달 중순 발표하고 내년에 시행한다. 녹색 인증제 도입은 그동안 우려돼온 ‘녹색 버블(거품)’을 막기 위한 취지다. 정부의 막대한 자금만을 믿고 뛰어든 유사한 프로젝트와 사업이 난립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녹색기업 인증은 크게 △전체 사업에서 녹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 △녹색부문 매출 발생 여부 △녹색 혁신을 위한 시스템 구축 여부 세 가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사업비중은 녹색부문이 전체의 50% 또는 60%를 넘는지로 잡고 있다. 시스템은 녹색사업을 인력과 설비·기술 등 보유 여부를 검토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녹색기업을 인증하면 녹색 버블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녹색 아이디어 제품을 만들려는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기업 인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은 기업인증으로 자금지원을 받고, 중견·대기업은 기술 또는 프로젝트 인증으로 연구개발(R&D) 또는 상용화자금 지원 혜택을 누리게 된다.
녹색 기술과 프로젝트 인증은 민관 공동의 녹색인증 협의체가 구성돼 개별 건에 대한 심사 과정을 거쳐 결정한다. A사가 풍력발전소를 건립하면 사업 내용과 소요 예산을 검토해 지원 대상(인증) 여부를 정하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녹색 기업과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데 기준이 없으면 중복될 수 있어 개별 인증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6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녹색성장위원회에서 ‘녹색투자 촉진을 위한 자금유입 원활화 방안’으로 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녹색기술 R&D 재정을 올해 2조원에서 2013년 2조8000억원으로 늘리고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3000억원 규모의 R&D 및 사업화 지원 매칭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녹색중소기업 전용펀드를 2013년까지 1조1000억원 규모로 결성하고 신용보증지원도 올해 2조8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녹색 관련 “5년간 R&D와 상용화 단계에 재정지원 규모가 14조원 안팎이 되고 신용보증지원을 합하면 20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류경동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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