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 우리는 많은 일을 한다. 아침에 기상해 시계를 보고, 세수를 하고, 간단한 아침식사 후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회사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이 들 때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일을 할까. 잠시 눈을 감고, 하루 일과를 상기해 보자. 그리고 하루 중 무언가를 궁금해 한 적은 없는지 돌이켜 보라. 세수할 때 비누거품이 남지는 않았는지, 식사 칼로리는 얼마나 될지, 의상 코디는 어떨지, 잊은 준비물은 없는지, 궁금한 것을 생각하니 끝이 없다. 그렇지만 그 많은 궁금증을 아이디어의 소재로 활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너무나 일상적이고 익숙한 궁금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프로 상상가들은 어떨까. 그들에게는 사소한 궁금증도 흘려버리지 않는 예민한 감수성과 그것을 재미있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예를 살펴보자.
27세의 젊은 청년 A군이 생일을 맞았다. 여자친구가 전화로 돌싱(스톤) 청바지를 선물하겠다며 수치를 물어온다. 그런데 최근 아랫배가 나오면서 정확한 수치를 모르겠다. 줄자가 있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찾을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할까.
당연히 모를 것이라는 생각은 멀리 던져버리고, 잠시 역발상 아이디어에 빠져 보자. 여기서의 역발상은 ‘허리 둘레를 알 수 없다’를 뒤집어 ‘허리 둘레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인데, 언제 어디서나 이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몸에 착용하는 것들을 떠올리며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역발상을 전개하면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가 가능하다. 허리에 차는 벨트에 길이를 잴 수 있는 눈금을 표시하는 것이다. 어떤가, 간단하지 아니한가.
A군은 생일선물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여자친구를 멋진 레스토랑에 초대했다. 엷은 핑크 빛 양초와 블랙 라벨 와인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와인 마니아인 여자친구는 문득 와인의 온도가 궁금해졌다. 와인은 종류별로, 숙성 정도에 따라 최적의 온도에 마셔야 제 맛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궁금증도 ‘당연하다’는 무의식적 통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하다. ‘와인의 온도를 알고 싶다’는 역발상과 ‘항상’이라는 개념을 접목하면, 와인의 바디 부분에서 온도를 측정해 이를 디지털 숫자로 알려주는 와인 온도계 아이디어에 도달한다.
상상의 세계에서는 ‘아는 게 힘’이 진리다. 오늘 하루, 일상적 궁금함에 대한 역발상으로 편리한 세상을 꿈꾸어 보라.
김원우 KT 중앙연구소 부장, 디지에코 퓨처UI 연구포럼 시솝 wwkim@k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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