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그룹이 발광다이오드(LED)를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무역PG 사장의 지휘아래 최근 그룹 핵심 경영진들이 LED 자회사를 직접 챙기면서 관련 시설 투자와 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그룹의 차기 사업구도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효성이 그동안 미진했던 LED 사업에 핵심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올초 자회사이자 LED 에피웨이퍼 전문업체인 에피플러스의 신임 대표 이사에 조현준 사장을 신임 대표로 전격 선임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박해성 사장 등 전 경영진을 퇴임시켜 새로운 진용을 구축했다. 특히 홍순용 효성 전략본부 부사장을 실질적인 대표(COO)로 파견,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처럼 에피플러스 경영진을 전면 개편한 것은 사업 체질을 대폭 손질함으로써 지금까지 지속돼 온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실제 에피플러스는 지난 2006년 효성이 인수한뒤에도 줄곧 적자에서 허덕였다. 지난해 100억원의 유상 증자로 자금을 수혈받았지만, 82억원의 매출과 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여기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LED의 에피웨이퍼 품질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서 실적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효성은 더 이상 에피플러스의 경영 악화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이번 기회에 경영권까지 확실히 틀어쥠으로써 조기 정상화에 나서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해 효성과 조 사장, 조현문 부사장, 조현상 전무 등을 포함해 대주주 지분은 85.3%까지 늘린 상황이었다. 특히 에피플러스는 이번 경영진 교체 직후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LED 칩 사업을 본격 확대하기 위해 현재 6대 가량인 유기금속화학증착기(MOCVD)를 10대 이상 규모로 늘려 생산라인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외부로부터 LED 전문인력도 수혈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지식경제부의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지원 사업에 주성엔지니어링과 함께 6인치용 대면적 MOCVD 개발에 참여키로 하는 등 LED 관련 사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홍순용 효성 부사장은 “신규 발주한 MOCVD는 이르면 9월부터 양산 라인에 배치해 생산량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앞으로 LED 분야에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효성의 또 다른 자회사이자 LED 조명 전문업체인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도 그룹 차원의 관심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말 미국 ‘VER’사로부터 역대 국내 LED 조명기기 수출 가운데 최대 규모인 1500만달러를 수주한 바 있으며, 지난 2월에는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전인 ‘슈퍼볼’ 경기에 자사 LED 전광판을 납품한 바 있다. 홍 부사장은 “에피플러스와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향후 그룹의 LED 사업 모태라는 점에서 모든 역량을 쏟아 사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과거 에피플러스와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인수를 주도하면서 효성 그룹의 LED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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