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본격적인 경기 회복에 앞서 우량 중소기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들이 2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발표하며 불황속 선전을 하자, 은행들도 침체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뜨는’ 중소기업 잡기에 나선 것이다.
금융감독당국과 함께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는 셈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달 중소기업 담당 본부인 ‘파일럿 브랜치(Pilot Branch)’를 처음 열었다. 시범적으로 서울(역삼역지점) 경기·인천(안양지점) 부산·경남·울산(장림동지점) 3곳에 설치했다. 성과가 클 경우 확대를 검토중이다. 파일럿 브랜치에는 기업 영업에 정통한 기업금융전담역(RM)과 기업영업전문가(RA) 등이 배치됐다.
SC제일은행 측은 “파일럿 브랜치는 매출액 250억∼1000억원 규모의 중소·중견기업을 타깃으로 이들에 적합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은 또한 내달 중 ‘기술보증기금 연계 e구매자금 대출’과 ‘좋은 가맹점 대출’을 출시 예정이다. e구매자금 대출은 중소기업이 발주업체와의 계약을 근거로 e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대금 추심의뢰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22일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중소기업금융센터를 개점했다.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달 이종휘 우리은행장이 취임 1주년에 맞춰 반월·시화공단 방문 후 결정됐다. 센터는 입주업체에 대한 자금지원 강화는 물론 컨설팅서비스부터 투자자문, 사업성검토, 인수합병(M&A) 업무 등 고품격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소기업 전문가를 집중 배치하고 중소기업금융센터장에 대한 전결권을 확대했다.
최야수 중소기업전략부 전략기획파트 차장은 “기능 확대에 맞춰 중소기업 담당 인력을 기존 5명에서 8명으로 늘렸다”며 “공단 경기가 아직 좋지 않지만 선제 대응한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9월께 G밸리에 추가로 가산디지털지점을 개설한다. 또한 6월부터 현대차그룹과 펼치고 있는 ‘녹색설비 브릿지론’을 타그룹사 또는 대기업과 확대해 우량 협력 중소기업을 고객사로 끌어안기로 했다. 녹색설비브릿지론은 대기업 협력사가 e마켓을 통해 2차 협력사 제품 구매계약시 그 금액의 80%를 대출 지원하는 상품이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중소기업 경영진단 및 구조조정 컨설팅 사업을 올해말까지 한시 무료로 전환했으며 은행과 기업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을 연계하는 자금관리시스템인 ‘하나 빅넷(Bank in Company Network)’ 업그레이드 서비스도 펼친다. 신규 솔루션을 담는 것에서부터 기업에 대한 종합자금관리 컨설팅 제공, 시스템 및 사용자 보안 강화 솔루션 추가 탑재, 내년 시행되는 전자세금계산서 기능 제공 등이 포함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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