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업체들이 잇따라 ‘싱글 사인 온(SSO)’을 내놓고 있지만 서비스 대상자인 온라인 유통업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대형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이 네이버 체크아웃 입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면, 다음과 네이트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음·네이트의 SSO 서비스는 신규 고객 유입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네이버 체크아웃은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전자상거래시장에 대한 네이버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포털들은 잇따라 SSO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다음은 지난달 쇼핑원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네이버는 이달 말 체크아웃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네이트도 11번가 입점을 시작으로 SSO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은 신세계몰을 입점시키고, 오픈마켓 및 종합쇼핑몰 업체들과의 계약도 성사 직전에 있다. 네이트도 11번가 입점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그러나 네이버는 체크아웃 론칭 기간(28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대형 쇼핑몰 업체들을 잡지 못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이 네이버 체크아웃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다른 포털의 SSO 서비스와의 차이점 때문이다. 네이버 체크아웃은 여러 인터넷 쇼핑몰에 별도의 회원 가입을 하지 않고 네이버 계정으로만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자결제(PG)와 배송까지 중개해 준다. 기존 네이버 회원은 체크아웃 페이지에 들어가 동의절차만 거치면 된다. 즉 체크아웃 입점 업체는 네이버를 통한 신규회원 유입을 기대할 수 없다.
반면 다음 쇼핑원, 네이트 SSO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인터넷 쇼핑몰 두 곳 모두 가입한 후 쇼핑 정보가 연동되는 것에 대해 동의해야 한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나날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네이버에 대한 경계심리도 부정적 반응의 원인이다. 대형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이 네이버에 제공하는 비용은 상당하다. G마켓·옥션 두 업체가 매년 광고 등을 통해 네이버에 주는 수익이 250억원에 달한다. 체크아웃 등 쇼핑 서비스를 통해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지면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 네이버 트래픽을 통해 매출을 늘릴 수는 있지만 인터넷 쇼핑몰이 사실상 네이버의 셀러로 전락할 수도 있다.
종합쇼핑몰 관계자는 “네이버가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경계심리를 의식해 ‘체크아웃’이 무료 서비스임을 강조하고 있다”며 “그러나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용어설명=싱글 사인 온(SSO)
하나의 아이디로 여러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Single Sign On’의 첫글자를 따서 SSO라고도 한다. 여러 개의 사이트를 운영하는 대기업이나 인터넷 관련 기업이 각각의 회원을 통합 관리할 필요성이 생김에 따라 지난 1997년 IBM이 개발했으며 우리나라에는 2000년 코리아닷컴이 처음 도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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