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쓰던 일반 집 전화번호를 그대로 인터넷 전화번호로 사용할 수 있는 번호이동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SK브로드밴드가 약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집 전화 시장은 90% 이상을 KT가 석권했지만, 번호이동이 본격화되면 SK브로드밴드나 LG데이콤 등 후발 사업자의 시장 침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0일 인터넷 전화 번호이동 제도 개선안 1단계 시행 이후 21일까지 실적을 집계한 결과, 번호이동 신청건수는 9만1천건이었다.
업체별로는 SK브로드밴드로 번호이동을 신청한 경우가 4만1천건으로 가장 많았고, KT와 LG데이콤으로 이동을 신청한 경우는 각각 2만1천건, 1만8천건이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가장 좋은 실적은 내고 있는 것은 SK텔레콤과 결합상품 판매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SK텔레콤 대리점을 통한 번호이동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전화 번호이동 절차가 간소화됐지만, 개통 성공률은 아직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전체 9만1천건 가운데 신청사실을 취소하거나 가입자가 본인이 아닌 경우 등 부적격 사유를 제외하고 실제 개통을 요청한 경우는 7만7천건이었으며, 이중 40%인 3만1천건이 착신전환이 이뤄졌고, 8천건은 실패했다.
하지만 이중 3만9천건의 개통요청에 대해서는 번호이동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실제 개통률은 5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통위는 중립기관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를 통해 전화로 번호이동 의사확인을 해오던 TC(Tele-Checking) 제도를 지난 10일부터 폐지하는 대신 사업자가 통화내용을 녹음하는 방식으로 번호이동 절차를 간소화했다.
방통위는 이어 8월 10일부터는 2단계로 기존 집 전화에 연관된 통신 서비스 상품을 자동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9월 10일부터는 3단계로 인터넷전화 서비스 업체가 KT에 번호이동을 요청하면 즉시 착신전환이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번호이동 절차 간소화 첫 단계가 시행된 것이어서 아직은 번호이동이 본격 활성화됐다고 볼 수 없지만 3단계가 모두 시행되고 나면 하루 안에 손쉽게 번호를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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