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내년부터 `디지털 결제`

　내년부터 지방세를 광학적 문자인식(OCR) 방식의 종이 고지서 없이 은행 예금통장과 신용카드를 이용해 디지털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납세자들의 불편을 없애고, 공공기관과 금융권의 세금 수납업무를 대폭 간소화하는 ‘지방세 납부시스템 전면 개선안’을 22일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은 OCR 고지서로 고지 및 수납이 진행되는 방식을 폐지하고 온라인 및 디지털기기로 세금 고지와 납부를 일원화하는 것이다.

　납세자들은 e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 전자고지를 신청해 세금 내역을 안내받을 수 있다. 이를 신청하지 않으면 납부 통지문을 받아보게 된다. 납세자들은 지방세 내용을 안내받아 가까운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가면 간단한 조작으로 자신에게 부과된 세금 내용을 ATM 모니터로 확인하고, 곧바로 세금을 낼 수 있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OCR 방식의 종이 고지서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납세자는 세금 납부 즉시 공공기관의 인터넷이나 전산망을 이용해 납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등기나 자동차 등록, 특허 등록 때 별도의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신용카드로 ATM에서 수수료 없이 지방세를 내는 시스템도 도입된다. 지방세의 80%가량이 ATM으로 납부되지만 신용카드 사용이 안 되는 문제점을 개선한 조치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모든 카드를 활용해 1분 이내에 인터넷 납부를 하도록 하는 방안도 개선안에 포함됐다.

　인터넷 납부는 그동안 5개 카드회사로 한정되고 29자리에 달하는 과세번호와 세금 금액을 일일이 입력해야 함으로써 최소 5∼10분이나 소요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외에도 지자체별로 1∼2곳의 금융기관으로 제한된 자동이체를 모든 금융기관으로 확대하고 지자체의 관할 구역이 아닌 지역에서도 은행에 상관없이 지방세를 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행안부는 이를 위해 내달 각 지자체와 금융기관 간 표준수납대행계약을 맺고 정부와 금융권이 연동된 통합수납시스템을 연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강병규 행안부 제2차관은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ATM으로 손쉽게 납부할 수 있어 이번 개선안을 바탕으로 해 IT강국에 걸맞은 디지털 납부시스템이 가동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연간 3216억원(2008년 기준)에 달하는 OCR 고지서 발행 및 처리 비용의 상당액을 줄이는 등 금융권과 합쳐 연간 44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