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면 조바심 날 때가 있다. 버스가 막 출발하려 할 때 한 아주머니가 저쪽에서 다급히 뛰어오는 경우가 그렇다. 아주머니가 차문을 두드려서야 버스는 섰다. 아주머니는 “왜 뛰어오는 사람이 있는데 안 세워 주느냐”고 항의한다. 기사 아저씨 말이 걸작이다. “버스는 정거장에서 사람을 태우는 것이지, 뛰어오는 사람을 태우는 것은 아니다”고 대답한다. 뛰어온 아주머니나 승객 모두 민망해진다. 차라리 지하철이라면 덜 섭섭했을 것 같다.
사람이 기계나 로봇과 다른 점은 고객에 대한 생각과 판단을 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갖는다는 것이다. 작동을 멈춘 자판기에는 분노하지 않지만 품절을 안내하는 직원에겐 약이 오르고 화가 난다. 그것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기 때문에 융통성을 바라고 공감을 원하고 위로해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아가씨, 이름이 뭐야? 보상 안 받아도 좋으니까 당신은 꼭 그 회사 못 다니게 할거야”라는 저주의 말을 던지는 고객이 있다. 회사 때문에 화나서 전화한 고객이 직원에게 화살을 돌려 분풀이를 하는 것 같아 억울하다.
한 발짝만 물러나보면 그 고객이 왜 그렇게 직원에게 감정적으로 대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고객은 회사의 처리방침에 화가 났지만, 원칙만 강조하고 나몰라라 하는 직원에게 더 큰 섭섭함을 느낀다. “죄송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부득이 도와드리고 싶어도 현재로선 방법이 없습니다”고 책임 있는 양해를 구하는 직원을 퇴사시키겠다고 날뛰는 고객은 흔치 않다. 처리를 못해주는 회사에는 화가 나지만, 사과하고 양해를 구하는 직원에게는 미안하고 겸연쩍은 법이다.
서비스는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해서는 안 된다. 능동적으로 판단해 고객을 도우려는 자세가 바로 서비스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2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3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4
애플, 'LLM 시리' 선보인다… “이르면 2026년 출시 예정”
-
5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6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7
이재명 “상법 토론회 하자”… 가상자산 투자소득세 공제는 5000만원으로 상향 추진
-
8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9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10
겐슬러 SEC 위원장 사임…비트코인 9.8만달러 돌파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