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부동산 전자상거래, 이제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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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부동산 전자상거래가 태동한 지 10년이 됐다. 민간 부문은 아파트 거래를 중심으로, 공공 부문은 부동산 공매 입찰의 인터넷 입찰 방식 전환으로 그 역사가 시작됐다.

 민간 부문은 부동산 중개 프랜차이즈 업체인 부동산써브에서 시도한 ‘e리얼리티’가 그 시초다. e리얼리티는 수요자 시각에서 보면 부동산 구입과 자금 대출까지 동시에 인터넷에서 해결해줄 수 있는 상품이었다. 당시 e리얼리티는 2000년 9월 정식 등록됐고 총 7건의 인터넷 입찰 거래실적을 올리고 마감했다.

 민간 부문과는 달리 공공 부문은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입찰시스템인 온비드(Onbid)가 그것이다. 온비드는 2009년 6월 말 현재 거래 누계금액 7조8000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46만건이 전자시장에 나왔고 그중 9만건이 팔렸다.

 처음에는 부동산 공매장은 산꼭대기에 만들어도 사람들이 몰린다면서 온라인 공매 시스템 구축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잘하고 있는 부동산 공매를 굳이 온라인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2002년 10월 온비드 시스템이 개설되고 2003년 1월부터 본격적인 인터넷 입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런 분위기 때문에 현장 입찰과 온라인 입찰을 혼용해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따라서 일반 고객은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공매장을 찾든지 인터넷을 이용하든지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무자의 업무 부담은 상당했고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무려 1년 9개월 동안 현장 입찰과 온라인 방식을 혼용해서 입찰을 진행했다.

 고객들이 온라인 입찰방식을 선호하는 추세로 돌아가고 시스템을 보는 우려도 사라지자 2004년 10월 100% 온라인 입찰방식으로 바꿨다. 2007년 1월에는 정부의 디지털 예산회계시스템과 연계서비스를 실시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전자계약시스템이 가동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온비드는 통합공고·전자입찰·전자계약·상담지원서비스 기능을 제공한다. 또 매도자로 볼 수 있는 기관으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교육기관·공기업 등 8800개 기관과 109개 금융기관이 온비드 회원으로 가입했다. 매수자 측으로 볼 수 있는 일반회원 가입 수는 56만명을 넘어섰다. 세계적인 대형 전자 장터로 변한 것이다.

 부동산전자상거래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먼저 전국에 있던 부동산 공매장이 없어졌다. 공매 입찰자는 집에서 응찰할 수 있게 됐다. 누구든 원하는 정보를 편리하고 투명하게 받아볼 수 있게 됐다. 공매 담당 직원도 대폭 줄었다. 주변 부수 시스템도 같이 정비가 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자료에 따르면 연간 260억원 정도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부문 시행 이후 6년 5개월이 지난 지금 약 850억원의 절감 효과가 생겼다. 그러나 가장 큰 성과는 업무의 표준화와 업무 개선이다. 오프라인에서도 복잡한 부동산 업무를 온라인에서 하려면 온라인에 맞게 표준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정립됐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정부도 편해진다. 실거래가가 노출되다 보니 현실과 맞지 않는 공시지가나 과세시가 표준액에 의지해 세금을 부과할 필요가 없어진다.

 부동산 전자상거래는 이제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 그리고 지금도 부동산 산업분야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고 부동산상품과 제도를 시스템화 하기 위한 부동산 전자상거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김정렬 한국자산관리공사 부동산사업자문위원 kjyserv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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