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가 방송광고 정책 맡는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를 비롯한 방송광고 진흥 정책의 소관부처가 방송통신위원회로 가닥이 잡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면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이다. 이를 계기로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미디어렙) 제도 손질을 위한 방통위의 발걸음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관련 정부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코바코 및 방송광고 정책 관련 모든 업무가 문화부에서 방통위로 이관될 예정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9월부터 방송광고 제도 개선 관련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디어렙 정책 방안을 마련해왔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광고 정책을 모두 방통위가 하는 것으로 정리돼 위원회·부처 간 갈등이 해소됐다”며 “업무 이관은 방송법 및 한국방송광고공사법 개정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바코의 존립 근거가 방송법 73조5항에 규정돼 있는 만큼 방송법 소관기관인 방통위가 관련 정책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방통위가 방송 편성·운영·심의 기능 등을 다 갖고 있고 방송수신료 정책, 광고제도, 유료방송 이용약관 등 방송정책도 광범위하게 수행하고 있어 효율적인 방안으로 평가됐다. 방통위 측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방통위에 방송광고 판매 정책 업무를 넘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정부조직법 마련 과정에서 반영되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업계도 방송광고 진흥 예산이 방송사의 방송광고 매출액의 일부라는 관점에서 기금을 방송정책적 측면에서 관리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올해 말까지만 코바코의 독점 방송광고 판매 기능이 유효, 연말까지 반드시 방송법 개정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코바코는 지난 1997년 이후 행정개혁위원회·규제개혁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기획예산처·방송개혁위원회 등에서 경쟁체제로의 전환이 논의돼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헌법재판소가 현행 방송광고 판매 독점체제에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리면서 올해 말까지 개정을 명령한 바 있다.

　코바코가 지상파방송사의 방송광고 영업대행, 방송발전기금 징수, 방송광고 진흥을 위한 조사 연구 및 교육, 시청률 조사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만큼 방통위 역시 이를 관할하기 위한 조직 정비 역시 필요하다.

　방통위는 코바코를 산하에 두면서 1조원 규모의 자산과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코바코의 연매출은 지난해 기준 2조1800억원대에 이른다.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잠실 광고회관 등을 포함한 부동산과 현금 자산을 보유했다.

　문화부 방송영상광고과 관계자는 “민감한 얘기라 아직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정훈·황지혜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