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미디어 지상파 버금 PP 등장 주목

CJ그룹이 온미디어 인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상파방송의 영향력에 버금가는 거대 채널사용사업자(PP)가 등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매매 가격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크긴 하지만 온미디어 매각이 결국에는 성사될 것으로 보면서 향후 케이블TV 및 IPTV 등 뉴미디어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CJ는 최근 온미디어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계열사인 CJ오쇼핑이현재 오리온이 지분 37.39%를 보유한 온미디어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매각 가능성은 반반=그동안 줄곧 매각설이 흘러나오던 온미디어에 대해 오리온은 지난 4월말 온미디어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공시를 낸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오리온 및 온미디어측은 CJ측과 협상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검토중인 것은 맞지만 CJ측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며 “4월말 매각 검토 공시는 부인 공시를 내게 될 경우 3년간 매각검토조차 하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 때문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선 오리온과 CJ측이 부르는 가격이 세배 가까이 차이가 나 매각이 쉽사리 성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미디어측도 “현재로선 CJ측에서만 매입의사가 있는 것일 뿐 CJ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도 아니다”며 가격절충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CJ오쇼핑 관계자 역시 “온미디어가 매물로 나와있어 인수 대상으로 관망을 하고 있는 중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료방송 시장의 추이와 함께 CJ측의 적극적 의지를 감안하면 온미디어 매각은 확정적으로 보인다. 이미 양측이 물밑에서 큰 틀의 협상을 마쳤다는 설도 나온다. 그간 IPTV 상용화 등으로 방송통신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 업계가 지금처럼 작은 SO로 쪼개져 있으면 거대 통신사와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거대 케이블사 출현에 대한 당위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미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한 케이블방송사가 소유ㆍ겸영할 수 있는 SO도 15개에서 25개로 늘어났다. 여기에 다매체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MSO가 MSP로 수직결합을 강화하는 MSP(MSO+MPP) 등장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2위가 1위를 인수…SBS에 버금=온미디어는 4개 SO에 57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MSO이자 온스타일, 스토리온, 투니버스, OCN 등 인기 케이블 채널 10개를 보유한 MPP이다. CJ는 14개 SO에 252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MSO CJ헬로비전과 tvN, CGV, 엠넷, 챔프 등 인기 채널을 보유한 MPP CJ미디어를 거느리고 있다. SO 시장에선 CJ헬로비전과 온미디어 통합 군단이 단숨에 1위로 올라서고 PP 시장에서도 각각 1.2위인 온미디어와 CJ미디어가 합해지면서 막강 콘텐츠사업자로 등극하게 된다. 박종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양측 PP가 합칠 경우 시청률면에서 SBS 수준에 근접해질 것”이라며 “CJ미디어와 온미디어 계열 채널들의 시청률을 합하면 4.8%(TNS미디어코리아, 5월 평균 시청률 기준)에 달한다”고 말했다. SBS의 PP 자회사를 포함한 시청률 6.2%와 큰 차이가 없어지는 셈이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도 “만년 2위를 했던 CJ가 1위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양대 산맥으로 커왔던 케이블PP 시장에 절대 강자가 나타나게 되는 셈”이라며 “양자를 합하면 SBS에 버금가는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CJ 독주 체제가 구축되면 수년내 케이블시장에 CJ를 따를만한 2위 그룹이 쉽게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자체 프로그램제작에 역량을 발휘해온 CJ미디어와 인기 프로그램의 판권을 다수 보유한 온미디어의 합병은 거대 미디어그룹의 출현을 예고하는 측면도 있다. 특히 KT 등 IPTV 사업자들은 IPTV의 콘텐츠 제공 사업자로 등록된 온미디어가 케이블시장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는 CJ에 인수될 경우에 대비해 신경이 곤두서 있다. 한때 유력한 온미디어 인수 대상자로 꼽혔던 KT는 최근 자회사인 올리브나인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등 콘텐츠 사업을 접는 수순에 들어간 상황이다. 케이블 업계에 거세게 이는 인수.합병(M&A) 바람에 1.2위 MPP 사업자도 휘말리게 됨에 따라 수도권 최대 MSO로 최근 합병을 통해 MSP로 개편한 씨앤앰, 큐릭스를 인수한 MSP 티브로드, 현대백화점 계열의 HCN, GS계열 등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와 함께 CJ가 그간의 잇따른 부인에도 불구하고 온미디어 합병으로 더욱 막강해진 콘텐츠 역량을 등에 업고 종합편성 채널 진출을 탐색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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