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트` 국내서 못 보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자사의 글로벌 전략폰 ’삼성 제트’(SAMSUNG JET, S8000제트)를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그 배경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개념 풀 터치스크린폰인 삼성 제트를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제트는 GSM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WCDMA에 기반한 국내 시장에는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외와 국내는 시장환경이 엄연히 달라 제트가 국내 시장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국내에는 제트와는 다른 별개의 풀 터치폰을 새 제품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이달 안으로 제트와는 다른 닉네임과 사양을 갖춘 프리미엄급 풀 터치스크린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디자인은 제트와 동일하지만 크기는 제트(3.1인치) 보다 큰 3.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가 탑재된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보다 스마트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일반 풀 터치폰이면서도 스마트폰에 가깝게 인터넷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 제트의 주요 기능들이 국내 신제품에는 볼 수 없게 된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웹브라우저 ’돌핀’, 무선인터넷(와이파이), 디빅스(Dvix) 플레이어가 모두 제외된다. 또 삼성 제트의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800Mhz CPU도 사양이 낮춰지거나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제조사들이 해외에 출시한 휴대전화를 국내에 사양을 바꿔 내놓는 것은 여러 번 있었던 일이지만 제트와 같은 글로벌 주력폰을 국내에 출시조차 하지 않은 일은 드문 사례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데스크톱에 가까운 기능을 갖춘 제트가 스마트폰과 일반 풀 터치폰의 경계를 허무는 하이브리드폰으로 등장해 국내 점유율을 높힐 경우 자사가 운영하는 무선인터넷 데이터 서비스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핵심 기술들을 제외시켜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이통사의 요구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제트를 기존처럼 사양을 바꾸기보다는 아예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와 달리 국내 이동통신 회사들이 제조사보다 업계의 주도권을 갖고 있다 보니 자사의 이익에 맞지 않으면 사양 변경을 의도적으로 요구해 왔다”며 “이같은 IT생태환경 속에서 국내 이용자들이 기술 혁신적인 휴대전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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