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PM(Project & Portfolio Management)은 IT 거버넌스의 핵심 중 하나다. 그렇다면 PPM은 IT 프로젝트에 국한된 이야기일까?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프로젝트 및 포트폴리오 관리를 IT 부문만이 아니라 전사적으로 확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든 민간기업이든 한정된 예산을 투입해 최상의 결과를 낳길 바란다. 나아가 올해 예산이 투자된 사업이 미래 미즈니스의 자양분이 되길 원한다. 이런 기대는 IT 거버넌스의 핵심 축인 PPM을 전사적 차원에서의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도록 만들고 있다. 오늘날 기업 투자를 단행할 사업 부문을 선택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기업 비즈니스 차원의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PPM을 보는 새로운 시각=PPM은 새롭게 등장한 기술이 아니다. 수년 전 ITSM(IT Service Management), IT 거버넌스가 업계 화두로 떠오를 때부터 행보를 같이 해 왔다. PPM의 근본 사상은, 기업이 IT 포트폴리오에 대한 프로젝트 우선순위를 정하고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자원배분, 위험 관리 및 통제를 실시함으로써 IT 거버넌스를 수행하는 것이다.
현재 많은 CIO들이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를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있는데, 현재 기업의 IT 프로젝트 수요는 IT 부서가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훌쩍 뛰어넘고 있기 때문이다. IT 수요와 공급의 간극은 최근 몇 년간 계속 벌어져 왔으며,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폭발적인 성장이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오늘날 IT 인프라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필요 없는 업무 행위나 사업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같은 상황에서 PPM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IT 부문의 전유물이 아닌, 전사적 관점에서의 비즈니스 프로젝트 관리의 역할을 기대받고 있다.
서치CIO닷컴(SeachCIO.com)이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304개 대기업 중 31%가 PPM을 IT에만 적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보다 많은 37%의 기업은 PPM을 전사적인 관점에서 기업 전 영역에 걸쳐 IT를 포함한 투자처 선택 및 투자 사업 우선순위를 규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 외 28%는 PPM을 사용하고 있지 않거나 사용 계획이 없으며, 1%는 IT를 외부에 아웃소싱하고 있다고 답했다.
PPM을 전사적 관점에서 채택하고 있는 사례도 발표되고 있다. 유타대학, 체이스 페이멘테크(Chase Paymentech) 등은 한정된 자원으로 최상의 투자 결과를 얻기 위해 PPM을 기업 투자의 집행 전반에 걸쳐 적용하고 있다.
글로벌 지불결제 서비스 사업자인 체이스 페이멘테크는 PPM을 도입해 약 2년 동안 운영한 결과 기업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이 이뤄졌음을 발견했다. 일부 부서의 경우 PPM 적용 이전보다 30∼40%에 이르는 생산성 향상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을 2배 이상 충원한 효과를 본 것이다. 체이스 페이멘테크는 댑티브 PPM(Daptiv PPM)을 도입했다.
PPM 적용 후 체이스 페이멘테크에 일어난 더 큰 변화 중 하나는 전통적인 프로젝트 관리자가 더욱 온전한 관점에서 비즈니스 이니셔티브를 관리하는 비즈니스 관리자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이 회사 임원인 톰 배논은 “오늘날 비즈니스 관리자들은 프로세스들이 조직의 전체 목표에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회사는 PPM을 사용해 마케팅부터 가맹점 연관성에 이르는 많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체이스 페이멘테크의 사례는 오늘날 기업 사업장에서 PPM의 새로운 역할이 큰 잠재력을 내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팀원부터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PPM이 조직 전체에 뛰어난 비즈니스 직관력과 인텔리전스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는 유타대학의 PPM 적용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전사 포트폴리오 관리로 발전=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소재한 유타대학이 PPM을 처음 검토한 것은 2년 전 일이다. 이 대학 경영진들은 파편화돼 있는 IT 업무와 이슈들을 CIO 밑으로 중앙집중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분편화 및 업무 중복 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PPM을 도입했으나, 그 결과는 예상했던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PPM은 대학 총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로 발전돼 대학 임직원들의 인식 전환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틀까지 바꿔놓은 것이다.
다른 많은 교육기관들처럼 유타대학 역시 IT 업무와 시스템, 조직의 분편화 현상은 심각했다. 유타대학의 IT 인력 200여명은 2만5000여 학생과 2만여 임직원 및 교수를 지원하는 학사 프로그램 및 경영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IT 조직과 업무 시스템들은 서로 영역을 충돌하거나 중복된 상태였다. 또한 부서별 단순 데이터
저장소(silo)는 업무 커뮤니케이션 오류와 불신을 초래했으며, 나아가 프로젝트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아 혼란을 야기했다.
이 대학은 IT 이니셔티브를 중앙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PPM 오피스를 만들고, 프로젝트 목표를 공유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개별 프로젝트 팀을 교차 구성했다(cross-divisional project team). 그 후 대학 비전의 성취에 PPM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 플랜뷰(Planview) 제품을 도입해 대학 총체적인 PPM 프로그램을 지원하도록 했다.
유타대학의 기업 포트폴리오 관리 프로그램은 △후원자(Auxiliary) △아키텍처와 보안 △사이버인프라스트럭처 △임직원 △교수회 △재무회계 △정보 관리 △인프라스트럭처 △교육 △학생 △사용자 경험 등 11가지의 우선 업무를 선정했다. 그리고 대학 전 캠퍼스에 걸친 기술 이니셔티브를 이 11개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교차시키도록 조직화하고, 이를 PPM 오피스가 관리하도록 했다.
유타대학은 전사 PPM 프로그램 적용으로 대학 경영진·실무자와 IT부서 간의 IT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게 됐다. 대학 경영진들은 사업 우선순위에 맞춰 투자 포트폴리오의 순서를 정하며, IT 조직은 대학의 사업 포트폴리오 우선순위에 맞춰 IT 프로젝트를 배치한다. 특히 유타대학이 전사 PPM 적용으로 얻은 혜택은 IT 프로젝트의 가시성뿐만 아니다. 이 대학 경영진들은 연방 정부와 후원자들에게서 후원받은 대학기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즈니스 가시성을 확보하게 됐으며, 나아가 더 많은 기금 모집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유타대학 임직원들의 변화된 인식이다. 대학의 목표를 향해 더욱 전략적으로 사고하려는 의식이 확산됐고, 사실(fact) 기반의 의사 결정 모델이 확립됐다. 전략 포트폴리오 프로세스를 통하지 않으면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예산을 집행하지 않는다. 설령 최고 경영진이 강력한 의사를 보였다고 해도 기금은 집행될 수 없다. 비용 절감이라는 계량적 효과도 있지만, 이제 PPM 프로세스는 유타대학의 문화로 내재하고 있다.
◇프로젝트/포트폴리오 관리 병행 추진=두 선진 사례에서 보여주는 PPM의 변화는 실행적인 측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지금까지 PPM이라고 하면 프로젝트 관리가 먼저냐, 포트폴리오 관리가 먼저냐 하는 선행 논쟁을 거쳐야 했다. 보통 가로축에 포트폴리오를, 세로축에 프로젝트를 나열해 어느 방향에서 먼저 시작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했다. 그러나 유타대학의 사례처럼 프로젝트 관리와 포트폴리오 관리는 동시에 추진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IT 조직과 업무의 분편화 현상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중앙집중화 하면서, 쉴 새없이 밀려드는 현업의 IT 서비스 요청에도 동시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타대학은 캠퍼스 전역에 걸친 IT 프로젝트를 중앙화하면서 동시에 프로젝트 포트폴리오와 다중 거버넌스 레이어를 생성했다. PPM에 관한 많은 연구 보고서들은 프로젝트 이후 포트폴리오 관리를 하거나 포트폴리오 이후 프로젝트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급변화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프로젝트 관리와 포트폴리오 관리를 순차 추진할 때 비즈니스 요구에의 대응은 신속성이 떨어지거나 적합하지 못할 수 있다.
◇경기 침체일수록 PPM 필요=PPM을 전사 혹은 IT 부문만이라도 도입하는 것은 경기 침체기일수록 더욱 필요하다. PPM 전략은 CIO들이 어려운 시기에 갖춰야 할 ‘must-have"(필수) 아이템이 되고 있다.
오늘날 IT 프로젝트의 75%는 비즈니스 가치와 성장을 목표로 추진되며, 단 25%만이 IT 인프라스트럭처와 유지보수를 목적으로 한다고 PPM 솔루션 업체인 이노타스는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IT 프로젝트에 투입된 기업의 연간 예산 중 70%가 기업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진 못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의 가트너 보고서도 있다. 또 AMR 리서치에 따르면 IT 부서에 의해 수행되는 프로젝트 중 최소 2%, 많게는 15%가 비즈니스에 대한 전략적 접근 없이 수행된다. 현재와 같이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PPM은 시간과 인력, 비용 등 기업의 가용 자원을 측정해 사업 목표에 따라 프로젝트를 정렬시키는 것이며, CIO들은 기업 목표에 부합해 자원을 폭넓게 그러나 적절하게 배치할 필요가 있다. PPM은 IT와 비즈니스가 커뮤니케이션하는 새로운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IT 담당자들이 재무 관점에서 기술을 바라보도록 만들고 있다. “PPM의 시작과 끝은 비즈니스와 함께 한다”는 HP 갠트리 그룹 임원의 말이 변화하는 PPM의 모습을 압축하고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