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산업 수출 증가 ‘둔화세’

2000년대 초반 한류붐을 조성했던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산업 수출이 최근 둔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분석한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출 현황과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수출은 2003년 이후 연평균 25.3% 증가해, 동일 시기의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연평균 증가율 17.7%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그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화콘텐츠의 기초 분야인 출판 분야의 무역수지가 2003년 6500만달러 적자에서 2007년 1억4000만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또, 출판저작권의 경우도 2008년 기준으로 수입이 1만3391건에 달한 반면, 수출은 1054건에 지나지 않는 등 경쟁력 열위가 지속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게임 단일품목의 수출 비중이 2007년 전체 문화콘텐츠 수출의 50.2%에 달하고, 지역별로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 편중되는 취약점이 드러났다.

문화콘텐츠 기업 현황은 종사자 규모 1~4인, 매출액 10억원 미만의 영세기업이 상당수이며, 종사자의 50% 이상이 일반관리 및 유통 등 비핵심직무에 종사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마케팅을 위한 예산 및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해외시장에서 심화되고 있는 지식재산권 침해와 수입 규제 강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산업으로의 인식 부족으로 기업의 경쟁력과 제도적 정비, 사회적 인식의 미흡으로 문화콘텐츠 관련 산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4%(2005년 기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의 수출 둔화세의 원인을 킬러 콘텐츠의 부재로 꼽고, 기업의 자발적인 투자 확대와 창조적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해외 전시회 참가, 불법유통 단속강화 등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노력과 전략적 제휴 확대, 머천다이징 사업 동시전개, 차별화된 에듀테인먼트 콘텐츠를 통한 수출 확대 및 틈새시장 개척 등 해외 마케팅 전략을 강조했다.

또, 정부 등 수출 정책 관련기관에는 ‘선택과 집중’에 맞춘 수출 전략을 주문했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 육성을 위해 기초 분야 지원 강화와 콘텐츠의 수익·유통구조 개선, 투자 활성화로 창작자의 창작의식을 고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 중국, 동남아, 미국, EU 등의 통상환경을 고려한 균형있는 지재권 정책 수립과 해외 마케터 및 전문번역가 양성, 포괄적 수출금융, 해외 전시회 참가 확대 등 전방위 수출 지원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2008년 우리나라가 경상수지 적자로 반전된 것은 만성적자의 서비스 수지를 보전하던 상품수지 흑자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축소한 데 기인했다”며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출 확대로 우리나라 서비스 무역의 흑자기반 마련에 기여하고, 제2의 한류 붐을 조성해 신수출 동력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