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네트웍스와 합병 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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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 삼성SDS 사장(60)이 세간에 무성하게 오간 삼성 계열사의 인수합병(M&A)설에 대해 "현재로선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올해 매출과 관련 “올해 해외 성적이 괜찮다”면서 “해외 수주액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성장한 4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내 1위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인 삼성SDS를 7년째 이끌고 있는 김 사장은 자신이 겸임하고 있는 계열사 삼성네트웍스와의 합병설이 불거지고 있는 배경에 관해 아는 듯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답은 명쾌했다.

 대신 그는 해외 사업 얘기가 나오자 신바람이 나는 듯 했다. 그동안 자랑하고 싶었는데 꾹 참고 있었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올해 수주액 기준으로 해외에서 작년보다 무려 4배나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미 전년대비 배 가까운 금액을 수주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두 집(삼성SDS, 삼성네트웍스) 살림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는 그는 지난달부터 전국에 흩어진 400여개 사업장 8000여 임직원을 만나기 위해 주당 1, 2회씩 총 9회에 걸쳐 사업장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치기도 했다.

 -삼성네트웍스와 합병은 추진하는가.

 ▲현재 전혀 계획하고 있지 않다. 연내 합병은 없다고 보면 된다. 건설에 비유하면 삼성네트웍스가 토목업이라면, 삼성SDS가 건설업으로 볼 수 있다. 사업의 연관성이 높은 데다 연초에 CEO를 겸임하면서 이런 소문이 퍼진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시너지를 위해 합병할 수도 있지만, 소주와 맥주를 섞으면 소주와 맥주 본연의 맛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 현 상태로 따로 경영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두 회사의 유사한 기능을 묶어 별도의 회사를 만들 수도 있다. 합병은 국내만 놓고 볼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고려해 현재로서는 좀더 공부를 해봐야 한다.

 -올해 글로벌 경영 중간 성적표는.

 ▲올해는 해외에서 정말 잘 하고 있다. 현재 수주액 기준으로 1억8000만달러 가량 달성했다. 작년 전체 수주액이 1억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2배 가까운 실적이다. 이런 추세면 연말께 작년보다 4배 많은 4억달러 수주도 무난할 것으로 본다. 그동안 굵직굵직한 해외 수주를 달성하고도 소문내지 않은 것은 하나의 전략이다. 해외 수주는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소문이 나면 ‘레드오션’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이 특정 국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알려지면 견제가 너무 심해질 것이다. 조용히 실속을 챙기고 있다고 보면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은 언제 가시화되나.

 ▲이미 삼성그룹을 대상으로 한 인프라 서비스는 본격화됐다. 올 들어 생명·증권 등 금융권 기업을 제외하고는 서버 통합으로 ‘쓴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동안 서버 한 대당 평균 사용률이 28%에 불과했으나 이를 통해 사용률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금융권은 법·제도적으로 관리 규정이 엄격해 현재 서버 통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규제가 풀리면 가능할 것이다. SW 서비스는 현재 스마트폰용 모바일 오피스가 대표적이다. 향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4대강 살리기에 IT사업 접목이 이슈다. 어떻게 보나.

 ▲4대강 살리기 최종 마스트플랜에 IT 관련 사업들이 많이 포함됐다고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IT를 활용할 분야는 많다. 4대강 살리기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가 물관리다. 현재 취수, 정수, 공급 등의 프로세서를 거치면서 처음 취수한 물의 70%가 사라진다고 한다. 이것만 잡아도 물부족 문제는 상당히 해결할 수 있다.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것도 IT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김인 사장은

 김인 사장은 취임 3년 만에 국내 최초로 IT 서비스 업체 ‘매출 2조원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물지게 경영’ ‘지렛대 경영’ 등 신경영 화두를 제시하며 7년간 삼성SDS의 꾸준한 성장을 이끌어온 전략가로 꼽힌다.

 1974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과 함께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91년 삼성그룹 비서실 이사, 95년 삼성SDI 독일법인장(상무)과 디지털디스플레이영업본부장(전무), 서울신라호텔 총지배인(부사장) 등을 거쳤다. 디스플레이에서 호텔, IT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불가능에 도전해 성공을 거둔 전형적인 ‘삼성맨’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삼성네트웍스 사장을 겸임하면서 일주일의 사흘은 삼성SDS로, 이틀은 삼성네트웍스로 출근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독서광인 김 사장은 올해 초 불황을 맞아 보직간부 300여명에게 역경을 이겨내고 슈퍼스타가 된 가수 빅뱅의 저서 ‘세상에 너를 소리쳐’를 선물하기도 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은퇴하면 신앙 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경험을 토대로 봉사활동을 하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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