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쿠폰은 잊어라’
미국에서 불황으로 할인 쿠폰을 이용해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쿠폰을 프린트하거나 신문에서 일일이 오리는 작업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대형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가 휴대폰에 내장된 할인 쿠폰을 슈퍼마켓에서 스캔 방식으로 인식, 물품으로 교환해주는 ‘모바일 쿠폰’ 서비스를 최초로 선보임으로써 쿠폰 마케팅에 새 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유니레버는 지난달 31일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숍라이트(ShopRite)의 뉴저지주 힐스보로 지점에서 휴대폰 쿠폰 스캔 인식 테스트 서비스에 들어갔다.
소비자들은 유니레버의 브랜드인 ‘도브’ 목욕용품과 ‘브레이어스’ 아이스크림, ‘립톤’ 차 등을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서비스 개발업체인 샘플세인트 홈페이지에서 휴대폰으로 내려받으면 된다.
숍라이트 점원은 스캐너로 휴대폰에 내장된 바코드를 인식, 할인된 가격에 물품을 제공한 뒤 쿠폰을 휴대폰에서 삭제한다.
최근 미국에서 경기 침체로 쿠폰을 챙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했지만 대부분 종이 쿠폰이나 회원 카드를 이용해왔다.
모바일 쿠폰은 편리함 때문에 일찌감치 주목받았지만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쳐 확산이 더뎠다.
스캔 방식이 아닌 기존 모바일 쿠폰은 일일이 매장 점원이 휴대폰에 내장된 바코드 숫자를 입력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기기 간 호환성 문제로 소프트웨어 장애를 일으키기 일쑤였다.
유니레버의 모바일 쿠폰 서비스를 개발한 샘플세인트 측은 스캔 방식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로렌스 그리피티 샘플세인트 최고경영자는 “쿠폰을 사용한 직후 즉시 삭제하기 때문에 쿠폰 사기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유니레버의 이번 서비스를 계기로 기업들이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고객 밀착형 마케팅 도구로 ‘휴대폰’을 한층 주목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쿠폰 사용률이 가장 높은 식료품 매장들의 관심이 높다.
마크 쇼 유니레버 통합마케팅 국장은 “소비자들이 항상 지니고 다니는 것이 휴대폰”이라며 “휴대폰이 일상 생활을 조율하고 있는 만큼 마케팅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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