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용 LCD모듈 태산LCD가 위탁 생산

 삼성전자가 TV용 LCD 모듈을 백라이트유닛(BLU) 협력사에서 위탁 생산한다.

 이는 비용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삼성전자는 앞으로 내재화와 아웃소싱이라는 이원화 전략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충남 탕정사업장의 32인치 TV용 LCD 모듈 공정 가운데 일부 물량을 최대 BLU 협력사 가운데 하나인 태산LCD(대표 최태현)에 맡겨 생산하기 시작했다.

 태산LCD가 삼성전자에서 LCD 패널을 공급받아 BLU 조립부터 모듈 작업, 최종 검사를 마무리한 뒤 TV 완제품 직전 단계까지 완성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로선 BLU 협력사에 후(모듈) 공정을 맡김으로써 비용 구조와 불량률을 개선할 수 있다. LCD 패널 사업장의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 태산LCD는 지난 2007년 말부터 이미 삼성전자 중국 사업장의 저가 TV 모델을 중심으로 LCD 모듈 아웃소싱을 수행해왔지만 국내 사업장 물량 수주는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태산LCD에서 우선 32인치 모델 LCD 모듈을 외주 생산한 뒤 연내 40인치대 모델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32인치 제품 기준 월 40만대 수준으로 위탁 생산 규모를 늘리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55인치 TV용 LCD 모듈의 외주 제작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국내 사업장에서 생산하는 32인치 LCD 모듈 가운데 태산LCD가 소화하는 물량이 20% 이상에 달할 수 있다”면서 “효과를 봐가며 아웃소싱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은 하반기에 또 다른 대형 BLU 협력사인 한솔LCD에서 40인치 TV용 LCD 모듈을 외주 생산하는 등 아웃소싱을 늘려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의 TV용 LCD 모듈 공정 외주 생산은 비용 절감과 더불어 최근 환율 효과로 인해 원가 경쟁력이 올라간 점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BLU 협력사도 단순 조립 사업에서 벗어남으로써 외형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특히 국내 아웃소싱의 첫 수혜자가 키코 피해로 경영난에 빠진 태산LCD라는 점을 업계는 각별한 의미로 해석했다.

 올 초 채권단 공동 관리 체계에 들어간 뒤 간신히 유동성 고비를 넘긴 태산LCD는 최근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BLU 물량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추세다. 이번 LCD 모듈 공정 아웃소싱 수주가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태산LCD 관계자는 “비록 경영난을 겪지만 삼성전자가 LCD 모듈 공정 외주 생산의 첫 대상으로 우리를 꼽은 것은 지난 십수년간 쌓아온 양사의 신뢰가 바탕이 아니겠느냐”면서 “조기에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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