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없이 포장으로 승부하는 시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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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화가 났지만 나중엔 이해가 되더군요. 화면 크기로 승부 하는 시대가 지난다는 걸요.”

 송도균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방송·음향·조명기기 전시회 코바(KOBA) 개막 기념 오찬에서 지난 4월 칸느 국제 시청각 디지털 콘텐츠 마에 방문했던 경험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송 부위원장은 칸 전시회에 들렸을 당시, 세계 유수의 방송국들이 거대한 대형 화면에 요란한 사운드를 내며 콘텐츠를 홍보하고 있었는데 우리 나라만 유독 조그만 모니터에 전시 부스도 초라해 보여 처음엔 화가 났다고 말했다. 심지어 돈이 없으면 차리리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면 될 텐 데라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한국에 돌아온 뒤 KBS 관계자를 만나 질책성 질문을 했지만 그의 대답이 뜻밖이어서 오히려 감동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담당자가 오히려 나에게 아무리 포장해도 기술이 없으면 안 되고 돈이 없어서 그랬던 건 아니고 쓸데없는 돈을 아끼고 우리의 장점을 홍보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며 “팜플릿이나 포스터를 통해 자세히 설명하니 우리가 더 주목받았고 성과도 좋았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때부터 그는 기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에 이번 코바도 우리 방송 기술을 여과없이 보여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최대 수요처인 방송국도 국산 장비에 대한 관심을 많이 기울여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송 부위원장은 “올해로 19번째를 맞는 코바가 국내 방송 산업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며 “특히 올해의 경우 정부가 방송 장비 선진화 계획을 세운 만큼, 이 부분에도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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