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마른 에너지 공기업들, 돈찾아 해외로

에너지 공기업들이 돈줄을 찾아 연이어 해외 금융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전기,가스값 인상이 제 때 이뤄지지 못해 자금 부족이 심각해진데다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화채권 발행을 독려했던 정부 방침이 맞물린 결과다.

26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상반기내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하기로 하고 도이치은행과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은행들을 통해 투자자와 조건을 물색 중이다.

한수원은 앞서 이달 초에도 100억엔 규모의 엔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잇단 외화자금 조달은 원자력 발전소 추가 건설로 소요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반면, 전기료 동결 등으로 자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만해도 한수원은 5조3천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나 이를 조달하려면 3조3천억원의 차입이 필요하며 내년에도 6조3천억원의 투자를 위해 3조6천억원을 조달해야 할 형편이다.

계획대로 자금이 조달되면 한수원의 부채비율은 올해 말 97.2%에서 내년 말에는 133%까지 상승하게 될 전망이어서 한수원은 내부적으로 원전 건설에 민간자금을 동원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도 지난달 이사회에서 추가 해외 채권발행을 결의하고 투자은행들을 통해 발행조건과 규모를 막바지 조율 중이다.

해외 석유기업의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을 비축하려는 것이 외화조달의 목적이다.

앞서 공사는 지난 2월에도 하루 생산량 1만 배럴 규모인 페루의 석유기업 페트로텍의 지분 50% 매입 대가로 4억5천만 달러를 지불하면서 이 자금을 해외에서 차입 조달한 바 있다.

공사 측은 해외 석유기업 M&A 성격상 대규모 달러를 조달해야 하지만 환율 급변동 등으로 국내에서 외화자금을 조달하기 여의치 않아 서울 외환시장의 환율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해외에서 수차례로 나눠 M&A 추진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내달 5억 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가스요금 동결에 따른 자금 부족 해소가 목적으로, 이 회사는 지난해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도 정부의 방침으로 요금이 제 때 오르지 못해 2007년 말 227.9%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438%로 급등한 상황이다.

공사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해외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투자소요 등에 비해 부족한)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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