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풍력발전’ 업체를 꼽자면 흔히들 유니슨·효성중공업을 쉽게 떠올린다. 이제 막 개화 중인 산업임을 감안하면 다른 기업에 비해 업력이 길기 때문이다. 상업용 공급실적 및 실험가동용 공급사례도 다른 업체들보다 많다.
그러나 최근 경남 양산의 한진산업(대표 윤영술)이 다크호스로 부각됐다. 업체 규모는 앞선 두 회사에 비해 작지만 기술력과 공급실적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미 지난 2006년 1.5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개발을 마쳤다. 최근 이 제품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연구용으로 납품하는가 하면 제주도 등에도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수자원공사와 1.5㎿급 풍력발전기 2기를 양산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르면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설계작업을 마친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이뤄낸 쾌거다. 이처럼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공급실적을 기록한 것은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까다로운 국제인증을 따낸 덕분이다. 지난 2007년 9월 독일 풍력발전 인증업체인 ‘DEWI-OCC’로부터 1.5㎿급 풍력발전기 설계와 제작에 관한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 독일이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진국이라는 점에서 기술력을 확실히 검증받은 셈이다. 특히 이 회사 제품은 겨울철 용량률이 40%를 상회할 만큼 신뢰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이 회사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풍력발전기 국산화율을 높이는 것이다. 개발 초기 70% 안팎이던 국산화 비율이 최근에는 양산타입 기준으로 78%까지 올라왔다. 직원이 50명밖에 안 되는 작은 회사지만 11명이 연구개발 인력일 만큼 신기술 개발 의지가 강하다.
한진산업 관계자는 “수년 내에 풍력발전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부품 국산화에 매진해 왔다”며 “시험가동 경험을 축적해 발전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고장에도 외산제품보다 빨리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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