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사상 최대의 반독점 과징금을 받을 것으로 예고된 인텔의 운명이 이번 주 수요일(현지시각)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유럽위원회(EC)가 13일쯤 반독점법을 위반한 인텔에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고 추가 제재 사항을 선고할 예정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닐리 크로스 EU경쟁위원회 위원은 “인텔이 연간 수익의 10%에 이르는 벌금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해 당초 일부 법률전문가들이 과징금을 13억달러(약 1조6000억원) 정도로 예측했던 것과 달리 액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80억달러로 과징금이 38억달러(약 4조7000억원)까지 이를 수 있는 셈이다. 이는 현재까지 반독점 위반으로 EU에서 사상 최고의 벌금형을 받아 온 마이크로소프트의 벌금 누적액수인 11억6000만달러(1조4000억원)의 세 배에 달한다.
유럽위원회는 과징금과 함께 특정 시기까지 리베이트 정책을 폐기할 것을 선고할 예정이다. 소식통에 따르는 인텔은 8년간 리베이트 정책을 통해 HP·델·레노버 등 PC제조사에 인텔 칩이 들어간 PC만 만들거나 일정 비율 이상을 유지할 것을 강제했다. 판매업체에는 인텔 CPU가 들어간 제품만 팔 것을 종용했다.
유럽과 인텔의 싸움은 지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쟁사인 AMD가 인텔이 자신들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는 소송을 냈다. EU는 2007년 인텔을 PC업체에 불법 리베이트를 건넨 혐의로 제소하고, 지난해 7월에는 인텔이 판매업체에 AMD 칩을 사용한 PC를 팔지 못하게 했다는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외신들은 “사상 최대의 과징금 부과로 인텔의 법적 대응이 예상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수요일 발표될 유럽위원회의 판결이 매우 길고 복잡할 것”이라고 전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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