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태양전지 업체들이 박막 태양전지 최대 난점으로 꼽혔던 광변환효율 10% 벽을 연이어 무너뜨렸다. 박막 태양전지가 차세대 기술로 부각됐지만 낮은 효율로 인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기술적 개가로 평가된다. 향후 박막 태양전지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돼 국산 업체들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CIGS 제조 및 연구개발업체인 텔리오솔라(대표 노갑성)는 최근 광변화효율 10.09%의 CIGS 태양전지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월 국산 CIGS 중 최고 수준인 9.17% 효율을 달성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이번 역시 300×300㎜의 중형 기판에서 구현됐다. 시판중인 600×1200㎜ 크기의 CIGS 태양전지(외산) 광변환효율이 12% 안팎임을 고려하면 향후 양산가능성을 한 층 앞당겼다는 평가다. 텔리오솔라는 올해 안에 1100x650㎜ 기판에서 10% 이상 효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대면적 CIGS 증착기를 자체 제작하고 있으며 스퍼터등 기타 장비를 국내 업체와 협력 제작 중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하향식 증착과 ‘모놀리식 인티그레이션’ 방식을 통해 고효율 CIGS 생산에 성공했다. 하향식 증착이란 기판을 컨베이어와 같은 롤러 위에서 이동시키면서 증발 원을 입히는 기술이다. 기존 상향식 대비 기판의 휨 현상이 적다. 모놀리식 인티그레이션은 단일 셀로 하나의 태양전지를 제작하는 대신 폭 4㎜의 얇은 셀을 수십개 이어 붙여 생산하는 방식이다. 단일 셀 방식과 달리 전류의 크기가 저하되는 단점을 방지할 수 있다. 노갑성 사장은 “이번 성과로 내년 3분기 본격 양산키로 한 계획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며 “최종목표는 1100x1300㎜ 크기 기판에 12% 안팎의 광변환효율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CD·태양전지 장비 전문업체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도 자사 비정질실리콘(a-Si) 박막 태양전지 제조장비가 다중접합(텐덤) 셀 기준 광변환효율 10% 벽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약 10.2∼10.8%의 효율을 구현한다. 같은 규격의 외산 장비 효율이 9%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1%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린 셈이다. 다중접합이란 서로 다른 여러 개의 태양전지를 적층하는 기술이다. 기판을 차례로 투과하며 효율이 향상된다. 특히 이 회사 장비는 시간당 44매의 기판을 처리할 수 있다. 경쟁사 대비 약 2배 빠른 증착속도를 구현한다. 지난 1월에는 단접합 셀 기준 세계 최고수준인 7.5%의 효율을 구현하는 양산장비를 개발했다. LG전자와 함께 지식경제부의 ‘저가격 대면적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제조기술 개발’ 국책과제에도 주도적으로 참여, 8.5세대급 양산 장비를 개발중이다. 현재까지 8.5세대급 태양전지 장비를 생산한 업체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유일하다.
주성엔지니어링 측은 “다중접합 셀 구현으로 그동안 결정형 태양전지 대비 최대 약점으로 꼽힌 광변환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며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한 태양전지장비가 세계시장에서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어 2분기 이후 수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박막형 태양전지=두꺼운 폴리실리콘 웨이퍼를 이용해 제조하는 실리콘 결정형 태양전지와 달리 유리·스테인리스스틸 등 저가 기판을 이용해 만든다. 비정질실리콘(a-Si)·CIGS(구리·인듐·갈륨·셀레늄)·염료감응형(DSSC) 태양전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실리콘 결정형 대비 제조원가가 싸지만 광변환효율을 올리기가 어렵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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