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이어폰을 걸면 곧바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곧장 영상이 흘러나오는 기기는 없을까. 이 같은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면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관련 소식에 주목해 보자.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몇몇 업체가 디지털 이미지를 전달하는 안경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기존에 선을 보인 가상 시네마 안경처럼 시야를 가리며 영상을 전달하는 장치가 아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쓰면 평범한 안경을 쓴 것처럼 실제 세상이 보인다. 여기에 특정 가상 이미지가 더해져 사용자에게 원하는 정보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전자 지도 기능을 갖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실제 보이는 영상 위에 지도를 펼쳐 준다. 사용자가 처한 실제 상황에 맞춰 목적지로 가는 방향을 안내해준다. 얼굴 인식 기술을 넣어 길에서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를 알아봐 주는 기능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있는 광학기술업체 SBG랩스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SBG 안경’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기는 프레임 옆쪽에 작은 광학 프로젝터를 장착해 안경보다 약간 크다. 프로젝터 안에는 발광 레이저 다이오드가 들어 있어 안경 표면에 영상을 쏴 준다. 이미지를 빛에 굴절시켜 나타내는 홀로그램 기술로 시야를 가리지 않고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헨리 퍼치스 노스캘리퍼니아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안경이 가볍고 멋스럽게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일반인에게는 별다른 매력이 없을 수도 있지만 특수한 목적이 있는 분야에서는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특수한 작전을 시행하는 군인은 헬멧 가장자리에 부착해 지도를 투영해 주는 장치를 이용했다. 이런 장치는 대개 생김새가 투박하고 무게가 무거워 작전 수행에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헨리 퍼치스 교수는 “기존에 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는 장착에만 한 시간 이상이 걸렸지만 SBG 안경은 일반 안경과 비슷한 무게로 가볍게 쓰고 벗을 수 있다”고 말했다. SBG 안경은 현재 시제품 수준으로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조너선 월던 SBG랩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군사용 또는 항공 전자공학용 수요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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