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중 현대중공업이 처음으로 전사 규모의 휴대인터넷 와이브로 구축에 본격 나섰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해온 와이브로가 기업의 기간 인프라로 자리 매김하는 신호탄으로 인식되면서 와이브로 활성화의 청신호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KT(대표 이석채)는 180만평 규모의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 오는 7월 말까지 자체 개발한 ‘와이브로 오피스(W-OFFICE)’를 적용, 고속 무선 데이터 통신망을 구축한다고 29일 밝혔다.
‘와이브로 오피스’는 기업에 정보보안 및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 내부에서는 사내망 접속을, 외부에서는 상용망 접속을 가능케 하는 와이브로의 기업형 솔루션이다.
KT가 서울 성모병원에 전용 와이브로망을 구축한 바 있으나 와이브로 오피스를 실제로 적용하는 것은 현대중공업이 처음이다.
KT는 현대중공업의 광범위한 선박 건조 현장에 와이브로를 활용한 무선 통신망을 구축, 사무실이나 작업현장 어디서나 실시간 업무처리와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상훈 KT 부사장은 “세계1위 경쟁력을 자랑하는 조선산업이 KT 와이브로와 결합돼 경쟁력이 배가될 것”이라며 “앞으로 KT 와이브로가 다양한 종류의 산업 현장에 적용되도록 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뉴스의 눈>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와이브로를 전사적으로 구축하기로 한 것은 와이브로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최적의 기간 인프라로 인식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IT를 결합, ‘디지털 십야드(digital shipyard)’를 조성해 조선강국 입지를 지속적으로 주도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며, KT는 현대중공업을 발판으로 기업 기간 인프라로 와이브로를 전략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도를 내보인 것이라는 평가다.
한마디로 양 사간 이해관계가 부합된 결과라는 것이다. 이와 달리 업계는 현대중공업이 와이브로와 이종산업 간 접목을 바탕으로 한 와이브로의 성장 가능성을 가름하는 시험대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날 협정에 따라 오는 8월부터 세계 최대 규모인 594만㎡(180만평)의 현대중공업 조선소는 하나의 무선 통신망으로 연결되는 ‘와이브로 조선소’로 변신한다.
궁극적으로 현장 작업자가 휴대형 무선단말기를 이용해 공간 제약 없이 음성과 영상·데이터 등 작업정보를 실시간으로 사내 통신센터 및 다른 작업자와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로써 생산과 물류·설계 등 전 분야에서 신속한 업무 처리로 생산성 및 품질 향상, 원가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KT는 서울성모병원에 이어 현대중공업에 와이브로를 구축, 대규모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등 개인고객 중심의 와이브로 저변을 기업 고객으로 늘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자평했다.
현대중공업을 포함, 일반적으로 조선소는 작업장이 넓고 옥외에서 이동하는 작업이 많아 유선 통신으로는 정보 교류에 한계가 있었다. 또 이동전화 통신망은 속도 및 정보량이 제한돼 있는데다 철 구조물을 다루어야 하는 업무 특성으로 통신이 종종 지연 또는 단절되는 문제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와이브로가 넓은 지역에서도 통신이 지연되거나 끊어지지 않고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등 기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동성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부각됐다는 설명이다.
업무 연락에 중점을 둔 성모병원의 망과 달리 현대중공업의 망은 데이타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음성통화를 포함한 와이브로가 기술적으로 가능한데다 기업 시장에서 ‘와이브로+음성통화’ 서비스가 활용될 수 있는 측면이 매우 커 장기적으로 음성통화를 포함할 것으로 예상됐다.
‘와이브로 조선소’ 성공 여부는 KT가 추진하는 ‘와이브로’ 활성화가 가능한지를 타진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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