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인터넷뱅킹에 이어 고객 최일선 접점인 콜센터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고객관리와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졌다.
29일 은행 및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 콜센터 전산시스템 일부가 27일 오후 1시간 동안 마비된 데 이어 28일에도 30분 가량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응답시스템(ARS) 서비스는 정상 작동했지만 상담원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전산 에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고객이 자동응답을 통해 상담하는 경우가 아닌 상담원과 직접 연결을 시도한 경우 상담이 중단되는 사태가 생겼다. 이 상황은 27일, 28일 연거푸 발생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월요일에 1시간, 화요일에 30분 가량 콜센터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상담원 연결이 불가능했다”며 “월말 결제가 밀려 콜센터에 전화가 폭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은행의 또 다른 실무담당자는 “월요일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회사 측에 알려 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을 시작했다”며 “고객 불만이 높아 작업을 서둘러 달라고 했지만 또 문제가 생겨 현업부서(콜센터)도 골머리를 앓았다”고 토로했다.
하나은행 측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는 고객의 지적이다. 고객들은 같은 문제가 이틀 연속 나타나는 것에 대해 은행이 좀 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틀 연속 상담 애로를 겪었다는 A씨는 “사고가 발생한 5시는 업무 마감시간이라 은행을 직접 찾아갈 수도 없었다”며 “만약 급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였으면 어쩔 뻔 했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나은행 측은 그러나 “상담원 연결이 안되는 것에 대해 바로 유선상으로 안내를 했다”며 “큰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나은행은 27일 인터넷뱅킹 장애에 대해서도 홈페이지에 제대로 공지를 하지 않아 고객들의 원성을 샀다. 은행 측은 이번 사고가 내달 초부터 가동할 차세대시스템과 연계되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나은행은 내달 1일부터 4일까지 차세대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전산 시스템을 중단할 예정이다.
김준배·정진욱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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