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의 고용 창출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수출업종인 제조업에 투입되는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9일 펴낸 ‘2006년 산업연관표로 본 우리나라의 고용구조 및 노동연관효과’에 따르면 수출 10억원당 취업유발계수는 2005년 10.8에서 2006년 9.9명으로 연평균 8.3% 감소했다.
소비 취업유발계수는 이 기간 17.8명에서 17.3명으로 연평균 2.8% 줄고, 투자 취업유발계수는 13.6%에서 13.5%로 연평균 0.7% 감소해 수출의 고용 창출 능력 약화가 두드러졌다.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을 투자할 때 만들어지는 일자리 수로, 이 계수가 떨어지면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더라도 그만큼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
한은 투입산출팀의 권태현 과장은 “우리나라 수출 형태가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조립 가공을 하는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출의 고용 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산업 취업유발계수도 2005년 14.7명에서 2006년 14.3명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유발계수가 2005년 10.1명에서 2006년 9.6명으로 떨어져 전 산업 평균(14.3명)에 크게 못 미쳤다. 이 가운데 전기·전자기기가 8.3명에서 7.3명으로 줄어 감소 폭이 컸다. 서비스업도 18.4명에서 18.2명으로 줄었다. 다만 건설업은 2006년 주택건설 경기 호황에 힘입어 16.6명에서 17.3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2006년 전 산업 취업자 수(연간 기준 인원)는 1806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46만2000명(2.6%)이 증가했다. 당시 경제성장률이 5.2%인 점을 감안하면 고용이 경제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산업별 취업자 증가 수를 보면 서비스업은 2006년 중 35만7000명이 늘었고, 건설업은 9만2000명, 제조업은 3만9000명이 증가해 전체 증가 인원의 77.3%를 서비스업이 차지했다.
고용의 질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가운데 정규직에 해당하는 상용직 근로자는 2006년 중 38만2000명(4.2%)이 늘어난 반면 임시·일용직은 3만4000명(1.1%)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경기호조와 함께 외환위기 이후 인력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데 따른 것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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