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둥지 털고 사의…향후 새 사령탑 주목
지난 15년간 한국HP를 이끌어온 최준근 사장이 물러난다.
23일 한국HP는 최준근 사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지난 1975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뒤 삼성전자 HP사업부, 합작법인 삼성HP를 거쳐 1995년부터 한국HP 사장을 맡아왔다. 다국적 IT업계 최장수 CEO로 꼽히는 최 사장은 삼성전자와 HP의 합작 관계 정리를 비롯해 컴팩코리아와의 합병 등을 지휘하며 한국HP를 국내 최대 다국적 IT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본사 차원에서 강도높은 비용절감 및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자 최근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HP 관계자에 따르면 최 사장은 “최근 실적 부진 등에 어떠한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HP는 지난해 말 부장급을 대상으로 조기 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최근 또다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후임 사장 선임건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 본사 출신 임원 선임과 국내 인사 영입 등의 방안이 다양하게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사 임원이 발탁된다면 삼성전자와의 합작법인 형태 이후 한국HP는 첫 외국인 대표를 맞이하게 된다. 업계에는 이미 지난해부터 최 사장의 뒤를 이어 외국인 지사장이 부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한국HP 관계자는 “HP는 미리 후임 사장을 선임해놓는 경우가 드물다”며 “외국인 사장이 오더라도 과도기적인 상황을 해결하는 차원에서 수개월 정도만 근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