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전자책(e북) 시장이 달아올랐지만 인터넷 강국인 한국에선 답보다.
전자신문이 23일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아 한국전자출판협회와 공동으로 전자출판산업 시장 규모를 분석한 결과, 국내 전자출판산업은 2007년 5110억원에서 2008년 5551억원으로 8%가량 성장했다. 하지만 이는 전자사전과, 전문지식·학술논문까지 포함한 규모라 실질적인 전자책 시장 규모는 2007년 2818억원에서 2008년 2937억원으로 4% 남짓 성장했을 뿐이다.
지난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세계 최초로 유비쿼터스북을 선보이며 e북 강국의 위상을 보여준 모바일북 시장은 오히려 퇴보할 조짐이어서 e북 선도국가임을 무색하게 한다. 모바일북 시장은 2007년 265억원에서 2008년 279억원으로 14억원 늘었지만 올해는 오히려 274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까운 일본의 모바일 소설 1위 작가인 가코스타츠 개인이 한 해 벌어들이는 수입 500억원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오디오북 시장 역시 2007년 115억원에서 2008년 118억원으로 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104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는 모바일북 시장 정체의 이유로 △이통사의 더딘 망 개방으로 인한 콘텐츠 선순환 구조 붕괴 △중소 CP가 제작하기에 비싼 비용 △기존 저작권자의 보수적인 태도 등을 꼽았다. 실제로 국내의 모바일북 전문 제작사는 3곳에 불과하다.
장기영 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저작권 문제도 출판물의 디지털화를 활성화하겠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하나의 해결방안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각 기관은 e잉크 단말기, 전자사전, 스마트폰 등 첨단 단말기 발전으로 모바일북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관련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한국전자출판협회는 솔루션 개발 기업과 협력해 전자출판공동제작센터에서 모바일북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1인 출판기업이나 중소출판업체가 공동으로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전자출판협회 측은 모바일 출판 환경이 구축되면 다양한 출판 생태계 복원으로 출판 콘텐츠가 현재 연 4만여종 내외에서 연 10만여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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