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장인을 찾아서] 황철웅 블루홀스튜디오 아트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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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게임 아트워크는 국제적 수준입니다. 디자이너와 아티스트의 숨겨진 역량을 끌어내는 관리 능력이 매우 부족하죠.”

 황철웅 블루홀스튜디오 아트디렉터(38)는 국내 게임 디자인과 이미지 기술은 매우 훌륭하지만 프로젝트 관리 소홀로 관련 지식과 노하우가 쌓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0여년을 넘게 게임 그래픽과 아트 디렉팅을 해온 황철웅 디렉터는 시장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올 초 아트워크 공개만으로도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게 된 ‘테라’의 아트디렉팅에 정신이 없다.

 게임이 산업으로 자리잡지 못했던 시절,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던 황 디렉터는 게임을 좋아했던 지인들과 게임을 만드는데 우연히 참여하게 됐다. 만화가를 꿈꾸던 그는 뜻하지 않게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를 하면서 이 업계에 발을 디뎠다.

 “90년대 중반 주간 소년지에서 주관한 신인만화가상도 받으며 만화가의 꿈을 키우고 있었죠. 한번 해본 게임 그래픽 디자인은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됐어요.”

 황 디렉터는 대학 졸업 후 본격적으로 게임 그래픽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98년 사이어스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해 패키지게임 ‘라그나돈’ 그래픽을 담당했고 2000년 트리플다이스에서 게임 그래픽디자인 팀장을 역임했다.

 “트리플다이스에서 처음으로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그래픽을 하게 됐어요.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열풍 속에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프로젝트가 없어지는 어려움도 겪었죠.”

 황 디렉터는 이후 엔씨소프트로 자리를 옮겨 ‘리니지2’의 아트디렉터를 맡았다. 그는 6년여에 걸쳐 리니지2를 만들면서 자신이 가진 재능을 다 쏟아부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3D게임인 리니지2는 리니지1과 완전히 다른 조건에서 개발이 시작됐어요. 그래픽의 차원이 달라지니 차별화에 대한 고민은 없었어요.”

 하반기 비공개테스트에 들어가는 테라 작업에 지난밤도 세웠다는 황 디렉터는 하나의 게임 캐릭터가 완성되는데 1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수 백장의 그림 그리기를 반복하면서 캐릭터는 입체적인 주인공으로 생명력을 얻는 것.

 황철웅 디렉터는 후배들에게 “게임 아트는 순수작가와 상업디자이너의 중간에 위치한 작업”이라며 “그 창조성은 순수 작가와 맞먹지만 결과물은 엔지니어가 내놓은 것과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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