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논객 ‘미네르바’ 박대성씨(31)가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인터넷 업계는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한 판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20일 정부 경제 정책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유 판사는 “여러 사실을 종합해보면 박씨가 문제가 된 글을 게시할 당시 그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설사 허위 사실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시 상황과 외환 시장의 특수성에 비춰봤을 때 그가 공익을 해할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박씨에게 적용한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은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로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하면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는데 재판부는 박씨가 허위 글을 올릴 의도는 물론이고 공익을 해할 목적이 모두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창민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오랜만에 내리는 단비처럼 이 판결은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해준 희소식”이라면서 “인터넷은 의사토론과 표현의 공간으로 문제도 많지만 이용자와 사업자의 노력으로 충분히 자정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는 작년 7월 30일과 12월 29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경제 토론방에 ‘환전 업무 8월 1일부로 전면 중단’ ‘정부, 달러 매수금지 긴급공문 발송’ 등 공익을 해치는 허위 사실이 담긴 글을 올린 혐의로 체포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결심공판 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미네르바 관련 일지>
◇2008년
▲3월께 = 포털사이트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의 글이 오르기 시작
▲7월 15일 = 미네르바,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진다고 예측하는 글 게재
▲8월 25일 = 미네르바, 산업은행의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인수 시도 위험성 경고
▲10월 30일 = 미네르바 처벌해달라는 진정서 대검찰청 접수.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 배당
▲11월 3일 =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 사정당국이 미네르바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
▲12월 29일 = 미네르바, 정부가 금융기관과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 전송했다는 글 게시
◇2009년
▲1월 7일 =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박씨 집에서 신병 확보하고 오후 긴급체포
▲1월 8일 = 검찰, 박씨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라고 발표
▲1월 9일 =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구속영장 청구
▲2월 17일 = 동아일보사, 박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고 했던 보도의 잘못 인정, 독자에게 사과
▲4월 14일 = 검찰, 징역 1년 6개월 구형
▲4월 20일 = 법원, 박씨에게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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